유럽 순회공연·김선욱 협연…손은경 "세계적 오케스트라로 도약해야"
"전용홀 음향이 중요…차기 음악감독, 잠재력 키우는 능력 있는 지휘자"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런던, 빈, 잘츠부르크 등 유럽 클래식 본고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서울시향의 저력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손은경 대표이사는 27일(현지시간) 유럽 순회공연의 마지막 순서인 런던 카도간홀 공연을 전후해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이와같이 말했다.
서울시향은 19일부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영국 런던 등 3개국 4개 도시에서 공연을 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의 첫 해외 공연이고 런던 공연은 2014년 정명훈 전 예술감독 시절 BBC 여름 클래식 음악축제 프롬스(Proms)에 이어 8년만이다.
손 대표는 "우리가 해외에서도 공연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환율·항공운임 상승, 코로나19 등으로 해외 공연이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있어야겠다" 말했다.
손 대표는 이번 유럽 공연 중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대극장, 빈 무지크페라인 대극장,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바우 메인홀에선 기획사나 현지 공연장 초청으로 출연료를 받고 공연했으며 관객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그는 "기획사와 극장에서 서울시향 공연으로 표를 팔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며, 암스테르담에선 일요일 오전 11시 공연인데도 만석이었다"며 "런던 카도간홀은 우리가 대관했지만 약 1천석이 거의 매진됐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서울시향이 정 전 감독 때처럼 다시 돌풍을 일으키고 세계적 오케스트라로 도약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선 세계에 알려진 지휘자와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차기 음악감독으로 선임한 야프 판즈베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에 관해선 "잠재력이 있는 오케스트라를 키우는 데 강점이 있고 도전을 즐기는 지휘자"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향 전용 공연장과 관련해 도움을 얻으려고 이번에 주요 공연장들을 자세히 둘러봤다"며 "우리 전용홀 규모는 1천800∼2천석은 돼야 하고 건립과정에 외관이나 비용 등에 음향이 희생되지 않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프랑스 파리의 문화예술시설인 '필하모니 드 파리'(Philharmonie de Paris)를 방문한 자리에서 서울시향 전용홀 건립을 포함한 세종문화회관 전면 새 단장 계획을 발표하고 음악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음향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 상무를 거쳐 CJ제일제당 마케팅본부장을 지낸 뒤 작년 10월부터 서울시향 경영부문을 이끄는 손 대표는 "일반 기업과는 다른 여건이라 일하기 쉽지 않다"며 "욕심을 내서 다 하겠다고 나서기보다는 일단 하나라도 변화의 작은 물꼬를 트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향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람"이라며 "그동안 공공기관 채용 방식을 두고 음악감독과 의견이 정리가 되지 않아서 객원으로 빈자리를 채우며 지냈는데 내년에는 어떻게든 타협점을 찾아서 단원을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선 1부 김선욱 협연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2부 진은숙의 권두곡 영국 초연이 끝난 뒤 스트라빈스키 불새 모음곡 연주 중 단원 한 명이 쓰러져 공연이 잠시 중단된 일이 있었다.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은 무대 뒤로 옮겨진 단원이 안정된 것을 확인하고 관객들에게 상황을 알린 뒤 공연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히고 아리랑 등 앵콜곡 연주까지 마쳤다.
손 대표는 "의료진이 바이탈 등을 확인하고선 괜찮다고 했다"며 "공연장과 음악감독 등과 긴밀히 소통해서 신속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공연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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