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 VR 헤드셋' 피코 4·'AR 글라스' 엔리얼 에어 각각 써보니
(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메타버스가 우리 일상으로 한 걸음 더 다가왔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연례 콘퍼런스 행사인 '메타 커넥트 2022'에서 새 가상현실(VR) 헤드셋 '메타 퀘스트 프로'를 선보였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타는 2분기 XR 헤드셋 시장에서 점유율 66%로 1위를 기록했다. 확장현실은 증강현실(AR), VR, 혼합현실(MR) 등 다양한 초실감형 기술·서비스를 포괄한다.
시장 점유율 2위(11%) 피코도 지난 4일 신제품 '피코 4'를 한국 시장에 공개했다. 중국 증강현실 스타트업 엔리얼도 같은 시기 AR 글라스 '엔리얼 에어'를 국내 출시했다.
메타의 아성에 도전하는 두 제품, 피코 4와 엔리얼 에어를 각각 써봤다.
◇ '올인원' 피코 4…무게·콘텐츠 '인상적', 배터리·눈 피로감 '숙제'
피코 4를 사용하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무게였다.
배터리를 기기 후면에 배치해 균형을 잡았고 스트랩과 배터리를 제외한 본체는 295g에 불과했다.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편하게 제품을 착용할 수 있었다.
가상 공간으로 들어가면 마치 360도 영화관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피트니스 트랙킹 기능도 눈에 띄었다.
기기를 이용해 운동하거나 게임을 할 때 신체 활동이 기록된다.
컨트롤러는 열 감지·공간 인식 기능을 갖췄으며, 하이퍼센스 광대역 모터를 지원한다.
뉴질랜드 피트니스 게임 제조사 레스밀의 '바디컴뱃'을 이용해 한바탕 땀을 흘렸다. 다른 사용자들과 순위 경쟁을 하면서 운동을 하니 효과가 배가됐다.
피코는 소니 픽쳐스·디스커버리 등과 협업해 영상 감상 플랫폼 '피코 비디오'에서 3D 콘텐츠를 제공한다. 4K+ 1천200ppi(인치 당 화소 수) 화질로 몰입감은 확실했지만, 동영상 재생을 할 때 몇 초가량 대기 시간은 필요했다.
다만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내내 '게임 콘솔'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앱 장터 피코 스토어에서 게임이나 동영상을 제외한 콘텐츠를 찾긴 어려웠다.
위치 인식 기능도 개선이 필요했다.
소파나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앉아 있으면 위치를 잘 잡지만, 등받이가 없는 의자나 침대 위에선 '사용 범위를 벗어났다'는 문구가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그런데도 가성비 좋은 VR 기기를 원하는 소비자라면 고려할만한 제품이다.
피코 4의 국내 소비자 가격은 128GB 모델 기준 47만9천 원이다.
◇ '덜 익은 감' 엔리얼 에어…가볍고 피로도 덜하지만, 기능 적어 아쉬워
엔리얼 에어를 음식으로 비유하면 '덜 익은 감' 같았다.
상용화 초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잘 만든 제품이지만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이 제품의 강점은 내장 배터리가 없어 가볍다는 데 있다.
선글라스 모양으로 무게가 약 79g에 불과하다.
다양한 얼굴형과 코 높이에 맞춰 코받침 3개를 탑재했으며, 안경다리를 위아래로 조절할 수 있는 '3단 레이크 조절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제품은 블루 라이트 차단, 플리커 프리, 아이 컴포트 영역에서 TUV 라인란드 인증을 받았다. 덕분인지 눈 피로도가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에어 캐스팅'에서는 애플 아이패드를 제외한 USB-C 타입 충전단자를 쓰는 기기 대부분을 미러링할 수 있다.
자체 애플리케이션 '네뷸라'를 이용하면 증강현실(AR) 화면을 볼 수 있다.
201인치(약 5.15m) 크기 디스플레이[228670]를 또렷하게 보기 위해서는 머리를 46도 각도로 들어야 한다.
포인터는 몸 또는 얼굴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헤드 팔로우 모드'는 앉아 있을 때, '바디 팔로우 모드'는 이동할 때 사용하면 된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이 기기는 '선글라스 모양 프로젝터'에 가깝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제삼자 애플리케이션의 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기기를 체험할 때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음향은 초선형 스피커·베이스 부스트 알고리즘을 탑재해 아쉽지 않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소리가 퍼져 나와 이동할 때 유·무선 이어폰을 사용해야 했다.
증강현실 기능은 2020년 이후 발매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만 쓸 수 있다.
아이폰으로 이 제품을 사용하려면 어댑터를 별도로 구매해야 한다.
별도의 전원 장치가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휴대전화 배터리 소모가 빨라지는 데다 움직일 때마다 케이블이 손에 걸렸다.
증강현실에서 타이핑 환경을 지원하지 않는 것도 불편했다.
엔리얼 에어의 국내 소비자 가격은 49만8천 원이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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