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주의 이후이만, 차기 인민은행 총재 발탁 가능성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차기 총재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융(殷勇) 베이징시 당 부서기가 베이징 대리시장에 선출됐다고 중국 관영 통신 신화사가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이날 인 부서기를 베이징시 대리시장(시장 권한대행) 겸 부시장으로 선출했다.
그는 조만간 천지닝 전 시장이 상하이 당 서기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베이징 시장에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전문가 출신인 인 대리시장은 이후이만(易會滿)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과 함께 이강 현 총재의 뒤를 이을 차기 인민은행 총재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 총재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결과 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 명단에서 빠져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퇴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칭화대 박사 출신인 인 대리시장은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학한 뒤 잠시 중국투자공사에서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 20년간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서 일하다 46세 때 인민은행 부총재 자리에 오른 금융 전문가다.
이어 2018년 베이징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당 부서기로도 승진했다.
재정적 위험 방지, 주택 투기 금지를 강조하며 공동 부유를 주창한 시 주석의 충실한 '정책 이행자' 역할을 수행했다.
이번 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에 포함돼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당 중앙서기처 서기가 유력시되는 차이치 베이징 당 서기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가 이 주석보다 차기 인민은행 총재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았다.
이 때문에 그가 베이징 시장으로 간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력 경쟁자의 자리 조정에 따라 실용주의자로 통하는 이 주석의 인민은행 총재 발탁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 주석은 인민은행에서 공직을 시작한 뒤 34년간 공상은행에서 실물 경제 감각을 키우고 공상은행 자리에 올랐다.
그는 베이징 증권거래소 설립을 주도했고 2019년에는 증감위 주석으로서 기술특례 상장 도입, 외국계 금융기관 지분 제한 철폐 등 금융 개혁을 추진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충성파'로 채워진 공산당 차기 지도부 명단 발표 이후 당국의 민간기업 통제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외국계 자본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주가 급락 등 불안감을 보이는 중국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국제 금융계를 달래기 위한 교통정리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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