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으로 미국인에 이익 환원"…바이든 '주주만 이익' 비판 정면 반박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기록적인 수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의 석유 재벌 엑손모빌이 정치권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4분기 실적발표를 위한 콘퍼런스콜에서 "에너지 업계의 이익 일부를 미국인들에게 직접 돌려줘야 한다는 외부 주장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유가로 돈을 번 에너지 업계가 휘발유 가격 인하 등으로 수익 일부를 미국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정치권의 논의를 거론한 것이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영국계 석유 재벌 셸의 기록적인 3분기 수익을 거론하면서 "셸의 이익은 가격을 낮추는 주유소로 가는 대신 주주에게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우즈 CEO는 바이든 대통령의 비판을 수용하는 대신 "에너지 업체는 분기별 주주 배당이라는 형식으로 수익 일부를 미국인들에게 환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이날 엑손모빌은 주당 배당금을 2분기보다 더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기업이 주주 환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상품의 가격 결정에까지 개입하려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였다.
2017년 엑손모빌의 수장이 된 우즈 CEO는 과거에도 석유 업계에 대한 정부의 각종 개입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우즈 CEO는 지난달 미국 정부가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출을 줄이고 미국 내 재고 확충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자 정부에 직접 반박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수출을 줄이면 미국 정유업계는 재고가 느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생산을 줄일 것이라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이윤을 추구하는 자유시장 시스템에 맡기는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또한 우즈 CEO는 기후변화 대처를 목적으로 에너지 업계에 각종 규제를 도입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도 명확한 반대 입장을 보여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엑손모빌은 3분기에 197억 달러(약 28조 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2분기의 영업이익 179억 달러(약 25조5천억 원)를 뛰어넘을 뿐 아니라,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와 함께 2분기에 주당 88센트를 배당금으로 지급한 엑손모빌은 3분기 배당금을 91센트로 늘렸다. 지난 12개월간 엑손모빌이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 규모는 애플을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7대 정유업체인 셰브런도 3분기에 112억 달러(약 15조9천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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