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우파 환호…일각 "트럼프가 대선 이겼다" 의도적 유포
좌파 "극우 조장 판도라 상자 열려"…트위터 탈퇴·사이버 망명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하자 미국 내 좌파와 우파가 정반대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에 대해 정치적으로 좌편향됐다고 공격해온 미국 공화당과 우파 네티즌들은 28일(현지시간)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환영했다.
트위터에서 영구퇴출 징계를 당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서 "이제 제정신인 사람이 트위터를 소유하게 됐고, 극좌 정신병자와 미치광이가 더는 (트위터를) 운영하지 않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허위정보 유포로 개인계정 사용이 금지된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하원의원은 별도의 의회 계정에 "표현의 자유"라는 글을 올려 머스크를 응원했다.
마샤 블랙번 연방상원의원도 "머스크는 빅 테크의 (우파) 검열을 반대하고 표현의 자유를 지지한다고 했다"며 트위터 인수에 박수를 보냈다.
반면 민주당을 지지하는 좌파 네티즌들은 트위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극우적인 견해나 부정선거 주장을 조장할 것으로 우려했다.
여성권리 옹호 단체 울트라바이올렛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며 "트럼프와 폭력적 우익 극단주의, 백인우월주의에 대한 금지 조치를 계속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머스크의 인수 이후 일부 사용자들은 트위터의 콘텐츠 정책을 시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음모론과 허위정보를 퍼트렸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며 '트럼프가 이겼다'는 문구를 게재했고, 구충제 이버멕틴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는 가짜뉴스도 퍼 날랐다.
새롭게 생성된 일부 트위터 계정은 인종 차별 발언과 나치 이미지를 유포하면서 "땡큐 일론'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일부 좌파 사용자들은 트위터 탈퇴를 선언했고, '마스토돈' 등 대안 SNS로 온라인 근거지를 옮기는 '사이버 망명'을 선택했다.
유진 로츠코 마스토돈 CEO는 지난주 신규 계정이 2만7천796개 늘었고 이날 새로 개설된 계정은 7천700여 개라고 밝혔다.
머스크가 트위터 소유권을 확보하자마자 기존 경영진을 해고한 것에도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우파들은 머스크가 해고한 경영진 중 비자야 가데 최고법률책임자(CLO)가 포함된 것에 환호했다. 그동안 콘텐츠 정책을 총괄한 가데는 공화당의 강경 지지자들 사이에서 좌편향의 아이콘으로 찍혔던 인물이다.
반면 민주당 소속 앤디 레빈 하원의원은 머스크의 경영진 해고에 "유혈 사태가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놓고 좌우파가 충돌한 가운데 이번 이슈가 중간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의 인수 이후 트위터에서 거짓 정보가 유포될 수 있다며 선거가 끝난 뒤에도 일부 후보가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사기 선거를 주장한다면 일부 네티즌이 트위터에서 이를 증폭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트위터가 과거 '미투'(#MeToo) 운동과 '아랍의 봄' 등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의도적인 가짜뉴스 전파로 민주주의 원칙을 훼손하거나 특정 국가에 대한 내정 간섭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초당파적 공익단체 커먼코스의 미디어·민주주의 프로그램 책임자인 요세프 게타츄는 "머스크의 인수로 트위터에서는 허위정보 유포자가 유해한 내용을 퍼트릴 수 있는 더 큰 길이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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