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사무총장 "국민스포츠라 가능…국제대회 모델 만든 것"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며 엄격한 방역 조치를 시행하는 중국이 최근 대규모 선수단이 참가한 탁구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해 중국의 탁구 사랑을 짐작케 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여 개국 탁구 선수 수백 명이 2022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전세기편으로 청두(成都)에 도착했다. 당시 수백만 청두 시민들은 1주일간의 코로나19 봉쇄에서 막 풀려나고 있었다.
하지만 베이징 동계 올림픽 이후 중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대규모 국제스포츠 행사인 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에게는 별도의 격리 조치가 적용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티브 데인턴 ITTF 사무총장은 "우리가 예외라고 할 수 있지만 출발점이라고도 볼 수 있다"며 "스포츠가 부드러운 외교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회는 앞선 동계 올림픽에서 시행된 것처럼 1천300여 명의 선수와 대회 관계자 등이 외부와 차단된 폐쇄 시스템에서 엄격한 방역 규칙을 지키며 생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폐쇄 시스템 속에서 선수들은 경기할 때 외에는 항상 마스크를 썼고 매일 PCR 검사를 했으며 건강체크앱으로 체온도 매일 보고했다.
두 차례 올림픽 참가 경험이 있는 푸에르토리코 대표 아드리아나 디아즈 선수는 "경기 중 공을 입김으로 불거나 테이블 위의 땀을 닦는 것도 금지됐다"며 이번 대회에서는 이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규정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많은 사람이 팬데믹 때문에 중국에 들어오지도 못하는 걸 생각하면 우리는 운이 좋다"며 "국가를 대표해 다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고수와 코로나19가 여전히 유행하는 일부 지역 상황을 고려하면 대규모 국제 탁구대회 개최는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탁구가 중국에서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은 낯선 장면은 아니다.
중국탁구협회에 따르면 중국에선 약 3천만 명이 1주일에 최소 2번은 탁구를 즐길 정도로 탁구는 국민스포츠로 불리고 있다.
또 1970년대 중국 공산당 정부가 수립된 이후 미국 탁구팀이 처음 중국을 방문, 양국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면서 '핑퐁 외교'라는 말도 생겼다.
탁구에 대한 특별 대우는 지금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ITTF는 9~10월에 걸쳐 3개 국제대회를 청두와 마카오, 신장(新疆)에서 개최하도록 허가를 받았지만 다른 스포츠 단체들은 그렇게 운이 좋지는 못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장애인 아시안 게임은 내년으로 연기됐고, 2년마다 열리는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는 2025년으로 연기됐다. 태권도와 카누 국제대회는 개최지가 다른 나라로 변경됐다.
데인턴 ITTF 사무총장은 중국에서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탁구가 중국인들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스포츠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중국에서 사람들과 얘기를 해보면 거의 다 탁구를 한다고 얘기한다"며 "탁구가 중국의 국민 스포츠라는 점, 그게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중국에서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고 믿는다"며 "그건 분명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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