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이 엄격한 방역 통제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면서 대규모 마라톤대회가 잇따라 취소됐다.
후난성 창사 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는 29일 내달 6일 개최 예정이었던 마라톤대회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대신 달리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온라인 마라톤대회를 열겠다고 했다.
이 대회에는 10만여 명이 참가 신청했으며 조직위는 추첨을 통해 참가자 2만4천 명을 가릴 예정이었다.
조직위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불가피하게 대회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2015년 시작된 창사 마라톤대회는 2020년과 작년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열리지 않았다.
저장성 우시 역시 같은 날 열기로 했던 마라톤대회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앞서 산시성 타이위안, 산둥성 칭다오, 장시성 주장, 허베이성 바오딩 등 여러 도시가 지난달 열 예정이었던 마라톤대회를 줄줄이 취소했다.
중앙 정부가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인력이 참가하는 마라톤대회를 열었다가 코로나19가 번질 경우 문책받을 것을 우려한 대응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 해당 지역 방역 책임자들이 대거 징계를 받아왔다.
이 때문에 과도한 방역 통제를 지양하라는 중앙 정부의 지시에도 지방 정부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할 기미만 보여도 엄격한 봉쇄 조처를 해왔다.
마라톤대회를 취소한 창사와 우시만 하더라도 이달 들어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자는 각각 62명, 27명에 불과했다.
최근 지방 정부들은 코로나19 전파력이 강하다며 대인 접촉을 피하고, 가급적 외출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던 제로 코로나가 유지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짱(티베트)자치구 수도 라싸에서 지난 26일 코로나19 봉쇄에 항의하는 농민공 100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 봉쇄된 공장 안에 갇혀 지내던 허난성 정저우의 폭스콘 노동자들이 음식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며 문을 뚫고 집단 탈출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하기도 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는 1천477명이었다. 한때 세자릿수로 줄었으나 최근 들어 계속 네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겨울 코로나19와 독감이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제로 코로나를 쉽게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으며 스티븐 바넷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주재 대표는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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