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 사고에도 영국이 관여"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러시아 당국이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남서부 항구도시 세바스토폴에 있는 흑해함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타스·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임명한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오늘 새벽 4시 20분에 우크라이나 정권이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을 대상으로 테러 공격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무인 항공기는 격추됐다"며 "이번 공격은 도시에 대한 역사상 가장 거대한 드론 공격이었다"고 덧붙였다.
라즈보자예프 시장은 도시의 어떤 시설도 타격을 받지 않았으며 상황은 진정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군이 흑해에 있는 러시아 선박을 공격하기 위해 드론 16대를 동원했다고 발표한 뒤 영국 군사 전문가들이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AFP 통신은 러시아 국방부 성명을 전한 뒤 러시아가 이에 대해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는 영국을 가장 비우호적인 국가로 간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흑해함대 드론 공격 주장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에선 아직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에 빼앗긴 크림반도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영토 전체를 반드시 탈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한 지난달 말 발생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누출 사고에 영국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9월 26일 덴마크와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해저를 지나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총 4개 지점이 파손되면서 막대한 양의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영국 해군의 대표들이 9월 26일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폭발한 테러 공격의 계획, 제공. 실행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에 의한 사고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서방이 러시아를 배후로 지목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앵글로색슨 국가들이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을 폭파했다"며 반박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어 미국 정찰용 드론 RQ-4B 글로벌 호크가 이날 흑해 중립지역 상공 17㎞ 고도에서 몇 시간 동안 선회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항로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이 드론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공군 기지에서 이륙해 그리스와 불가리아 영공을 지나 흑해까지 날아왔다고 설명했다.
이 드론은 미 공군 소속으로 등록번호는 11-2046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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