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사일방어보고서, 미사일위협 새 양상으로 드론(UAS) 명시
中,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의 70% 장악…군사용 전환시 '막강 파워'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가격은 저렴한데 크루즈미사일만큼 치명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전쟁을 거치면서 UAS(Uncrewed Aircraft Systems·드론 또는 무인항공기의 군사적 표현)를 바라보는 미국 정부의 시각이 더 진지하고 심각해졌다.
미 국방부는 지난 27일 발표한 '2022 미사일방어검토 보고서'(MDR)에서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극초음속무기와 함께 UAS를 미사일의 새로운 위협 양상 가운데 하나로 명시했다.
MDR에서 UAS를 미사일 위협의 새 양상으로 적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2019년 MDR 발표 이후 미사일 관련 위협이 양이나 다양성, 정교함에서 빠르게 확대됐다"면서 "미국의 안보 이익이 공격적인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극초음속 무기뿐만 아니라 UAS 같은, 더 낮은 단계의 위협을 포함해 광범위한 미사일 무기로부터 점점 더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또 "UAS 활용이 더 확대되고 있어 해외에 있는 미군 병력이나 동맹, 파트너는 물론이고 잠재적으로 미 본토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른바 '가미카제 드론'(자폭드론)이 널리 사용되면서 전쟁에서 새로운 위협 요소로 부상한 것을 반영한 것으로, 향후 군사적 측면에서 UAS의 활용이 더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진화하는 공중 및 미사일 위협 환경' 챕터에서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비국가 행위자(Non-State Actor)의 미사일 위협에 이어 UAS의 위협을 별도로 진단·평가했다.
보고서는 "UAS는 무장 공격을 수행하고 다양한 영역에 엄청난 파워를 투사하는 저렴하고 접근 가능하며, 융통성 있고 소모 가능하며 때에 따라서는 부인할 수도 있는 수단"이라고 UAS의 장점을 소개했다.
이어 "기술 발전이 가속하면서 UAS의 활용이 계속 변화하고 있어 UAS는 국가나 비국가행위자 모두에게 점점 더 활용도가 높은 플랫폼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UAS가 크루즈미사일과 유사한 치명성을 가질 수 있고,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다양한 장소에서 발사할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발전소 등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는 데 이란제 드론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국도 우크라이나에 자폭 공격형 무인기인 '스위치블레이드' 등을 지원해 상당한 전술적 성과를 올렸다.
미 국방부는 아울러 상대국의 UAS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적인 해법 찾기에 나서는 등 대(對)UAS 대책도 강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처럼 UAS 위협에 대해 새삼 정색하고 나선 것은 미국이 최대 전략적 경쟁자로 상정하고 있는 중국을 의식한 측면이 커 보인다.
중국에는 세계 최대 드론 기업인 DJI를 비롯해 세계 최고 수준의 드론 업체들이 다수 포진해 있으며, 중국은 전 세계 민간용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는 세계 최대 드론 생산국가다.
이에 따라 이들 업체가 개발해 생산하는 드론이 군사용으로 전환할 경우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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