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국가에 美 영향력 차단 의도도…미중 기싸움 치열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태평양 지역 국가에 대한 지원금을 줄이면서도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은 솔로몬 제도와 키리바시에는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1일 보도했다.
호주의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태평양 지역 국가들에 대한 지원금은 2020년 1억8천790만달러(약 2천670억원)로, 2019년의 2억540만달러(약 2천920억원)보다 적었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적은 금액이다.
그러나 2020년에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에 대한 중국의 지원금은 '상당한 수준으로' 늘어났다고 로위연구소는 전했다. 두 나라가 2019년 9월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은 데 대한 보상 차원으로 해석됐다.
중국은 대만과의 외교 단절이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관철하는 한편 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목적으로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에 공을 들여왔다.
중국은 특히 지난 4월 자국 필요에 따라 함정을 솔로몬 제도에 파견하고 현지에서 물류 보급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안보 협정을 솔로몬 제도와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내에서 중국이 솔로몬 제도에 군사 기지 설립도 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미국이 즉각 견제에 나섰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지난 7월 13일 피지 수도 수바에서 열린 태평양제도포럼(Pacific Islands Forum·PIF) 화상 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 해결 등을 위한 태평양 도서 지역 지원금을 이전의 3배 수준인 연간 6천만 달러(약 783억원)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또 키리바시와 통가에 대사관을 설치하고, 사상 처음으로 PIF를 전담하는 특사를 지명키로 했다.
PIF 회원국은 호주, 뉴질랜드, 쿡 제도, 피지, 투발루, 니우에, 솔로몬제도, 통가, 파푸아뉴기니, 팔라우 등 18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호주가 미국과 함께 중국 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질세라 중국도 지난 4월 중국-태평양 도서국 기후변화대응 협력센터를 설치한 데 이어 통가, 사모아, 피지, 키리바시 등 4개국과 기후변화 관련 협약 5건을 체결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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