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10월, 칸주루한이 열고 이태원이 내려"
"축구장 참사는 경찰이 초래, 이태원 참사는 경찰 부족"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지난 1일 축구장 참사의 아픔을 겪은 인도네시아도 이태원 참사에 관심과 아픔을 나누며 위로를 전했다.
지난 1일 인도네시아 동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는 홈팀이 패하자 흥분한 관중들이 경기장으로 뛰어들었고, 이를 막으려던 경찰이 최루탄을 사용하면서 이를 피하려던 관중들이 뒤엉켜 13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인도네시아 언론들은 이태원 참사와 축구장 참사를 비교하면서 상세히 다뤘다.
데틱뉴스는 31일(현지시간) '우울한 10월, 칸주루한이 열고 이태원이 내렸다'라는 제하 기사를 통해 두 지역에서 비극으로 어두운 기록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데틱뉴스는 두 사건 모두 사망자들이 많은 인파의 압박으로 인한 산소 부족으로 숨졌다며 다만 한국에서는 수십명이 쓰러진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며 함께 구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일간지인 콤파스는 이날 1면에 이태원 참사 현장 사진과 함께 사건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콤파스는 축구장 비극 때는 경찰들에 의해 사건이 발생했지만, 이태원 참사에는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모인 현장에 경찰들이 별로 없었다며 두 사건 모두 경찰의 안전 관리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 사고로 사망한 인도네시아인은 없지만 2명이 현장에서 다쳤다며 현재는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귀가했다고 했다.
안타라 통신은 두 참사의 주요 사망 원인이 질식사이고 이럴 때는 심폐소생술(CPR)에 나서야 한다며 CPR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영자지인 자카르타 포스트도 이태원 참사를 1면에 보도하며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인도네시아 경찰이 자카르타 스나얀에서 진행 중인 음악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 공연을 취소시켰다고 전했다. 경찰은 앞선 이틀 동안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안전사고가 우려돼 공연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인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PrayforItaewon(이태원을 위해 기도) 해시태그를 달고,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같은 슬픔을 겪는다는 글을 올리는 등 이번 사건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서울에서 벌어진 비극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인도네시아는 한국 국민들과 함께 애도하며 다친 사람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라고 조의를 표했다.
laecor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