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부동산 개발기업인 롱후(龍湖)그룹의 우야쥔(58·여) 회장이 31일 열린 이사회에서 사임을 발표했다고 중국 신랑망(新浪網·시나닷컴)이 보도했다.
우 회장은 "퇴진을 결심하고 지난 3년 동안 (그와 관련해) 후임자들을 배치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8월 초 롱후그룹이 공매도를 당한 후 매출이 흑자로 돌아오지 않다가 3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이뤄졌으며 올해 갚아야 할 부채는 갚았고, 내년 부채 상환도 미리 계획하고 있어 지금이 사임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당뇨와 갑상샘 기능저하증을 앓아왔다면서 건강 상태도 사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우 회장의 딸인 차이신이가 설립한 신탁이 이날 주식시장 마감 후 룽후그룹 총 발행 주식 자본의 43.41%를 보유하게 된다.
롱후그룹은 내년까지 51억홍콩달러(약 9천24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부분적으로 조기 상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통신은 전했다.
우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이 중국의 부동산 위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당국의 부동산 투기 단속으로 작년 말 중국 내 최대 부동산기업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부닥친 데 이어 그동안 여타 부동산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과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에선 1년 가까이 주택 건설 현장에서 공사 중단 사태가 잇따랐고,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로 분양 대금을 미리 낸 수분양자들이 모기지 상환 거부에 나선 가운데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중국 당국이 금리 인하,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은행 자금 지원,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특별 대출 제공에 이어 신규 주택 구매 때 기존 주택에 대한 개인소득세 환급, 신규 주택 직접 매입 등의 조치까지 동원했으나 시장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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