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소매유통업 등 '룰라 수혜주' 강세…국영 석유회사는 급락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남미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브라질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브라질 헤알화 가치와 증시가 나란히 상승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대선 결과가 나온 이날 장중 2.7% 상승한 달러당 5.1553헤알까지 뛰어올랐다.
헤알/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17헤알 하락한 5.1796헤알에 거래를 마쳤다.
브라질의 양호한 경제 전망과 높은 금리에 힘입어 헤알화 강세 전망이 확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루카 마이아 BNP 파리바 신흥시장 전략가는 브라질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기준금리도 13.75%로 미국의 4배에 달해 외국인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며, 향후 몇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의 브라질 자산 매수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웰스파고 은행의 브렌던 매케너 전략가도 룰라 정부가 시장의 예상에서 벗어난 재정 정책을 내놓지 않는 한 헤알화가 장기간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이날 브라질 증시도 전반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룰라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교육·소매유통업 등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상파울루 증시의 보베스파 지수는 1.31% 오른 116,037.08에 마감했다.
교육 회사인 이두큐스(YDUQS)는 5.42% 급등, 7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다른 교육회사인 아니마 홀딩도 11.02% 치솟았다.
소비 분야 업종 수혜가 예상되면서 백화점 기업인 로자스 헤너 주가는 6.99% 올라 약 한 달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룰라 당선인은 학자금 신규 대출 등 교육 프로그램 투자와 저소득층 지원을 늘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반면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는 8.47% 급락 마감, 시가총액 40억달러(약 5조7천억원)가 사라졌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이 추진한 페트로브라스 민영화가 룰라 정부에서는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에 급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시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로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크레디코프 캐피털 자산운용의 다리오 발디산은 "대선 결과는 우리가 브라질의 기초여건(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정치적 발표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대선 결과에 대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의 대선 불복 가능성이 사라지고 정치적 안정이 확실해지면 헤알화 가치와 룰라 관련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D증권은 내년 말에는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달러당 4.85헤알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언 톰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브라질은 어려운 신흥시장 지형에서 분명히 긍정적인 거시경제 상황 중 하나"라며 "권력 이양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헤알화 가치 상승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전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