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단전·단수로 이중고…"병원도 문닫아"

입력 2022-11-01 12:03   수정 2022-11-01 12:37

우크라 단전·단수로 이중고…"병원도 문닫아"
러 공습에 겨울 앞두고 발전소·수도시설 파괴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러시아의 대규모 미사일 공습으로 기간 시설이 파괴되면서 단수, 단전으로 이중고에 직면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일부 도시에서 전기와 수도 등 주요 기간 시설이 가동을 멈추면서 일부 병원이 문을 닫는 일이 벌어졌다.
키이우에서는 가로등이 꺼지고 전기 동력인 트롤리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공용 수도 시설에는 물을 얻기 위해 물통을 든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키이우 내 4개 병원에서는 물과 전기 공급이 완전히 끊겨 의료기기 작동이 멈추고 수술실과 수술 도구를 소독할 수 없게 되자,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반 클루즈코 키이우 지역 병원 대표는 텔레그래프에 "모든 수술이 취소됐고, 투석을 할 수도 없다. 병원 청소도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31일 러시아의 공습 직후 전력 시설이 파손돼 아파트 약 35만 채에 전기공급이 차단되고, 전체 가구의 80%가 수도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주민들에게 외부 시설에서 물을 공급받아 비축하라고 촉구했다.



31일 저녁에 일부 전력 시설이 복구되면서 일부 가구와 병원에 전기와 수도 공급이 재개됐지만, 여전히 키이우 주민 40%는 집에서 수도를 사용할 수 없고 27만 가구에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다.
키이우 외에도 러시아의 이번 공습으로 서부 르비우, 동북부 하르키우, 남부 자포리자 등지에서 에너지 시설이 파괴됐다.
데니스 슈미갈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내 10개 지역에서 18개 기간시설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은 겨울을 앞두고 전기와 난방을 함께 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미 에너지를 극도로 절약하는 국민들에 전기 사용을 더 줄이라고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일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키이우 주민들은 러시아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단전, 단수 상황에서도 상점과 식당 운영을 강행 중이다.
키이우의 한 카페에서 일하는 아나스티시야 바르수코바는 "외부 수도 시설에서 물을 가지고 와서 포장 음식과 커피 판매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dind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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