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스위스가 올해 철도 개통 17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객차 100량, 총 길이 1천906m, 무게 2천990톤(t)에 달하는 세계 최장 산악 열차를 선보였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위스 철도회사 라에티엔(RhB) 소속 운전사 7명이 이 열차를 몰고 스위스 동부의 프레다와 알바뉴를 잇는 알뷸라 노선 25km 구간 약 1시간 만에 주파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이 열차는 해발 1천788m의 프레다에서 해발 999.3m인 알바뉴로 급강하하며 구불구불 휘어진 구간과 높이 솟은 구름다리, 터널을 연속해서 지났다.
알뷸라 노선의 정점은 라인강과 다뉴뷰강의 수계 지하 깊은 곳을 지나는 5천866m 길이의 알뷸라 터널이다.
선도차 운전사인 안드레아스 크라머씨(46)는 "우리는 알뷸라 노선의 경사와 굽이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운전사 7명이 똑같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매 순간 100%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운전에서는 비상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여러 터널을 지날 때 7명의 운전사 간 무전이나 휴대폰 연결이 안 됐으나, RhB는 21명의 기술자를 투입해 문제를 해결했다.
여러 터널과 계곡을 최대시속 35km로 달리면서 운전사들끼리 교신할 수 있는 통신망도 가설했다.
또 전력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최고시속은 35km로 제한했다.
RhB의 레나토 파시아티 이사는 "스위스는 다른 어떤 나라도 견줄 수 없는 철도 국가"라며 "올해 철도 개통 175주년을 맞아 우리는 앞으로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날 RhB는 그라우뷘덴주 알뷸라군에 있는 휴양 도시 베르귄에서 철도 축제를 열어 3천 명의 행운의 티켓 소지자들이 식사와 함께 세계 최장 산악 열차 운행을 TV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RhB는 이를 위해 3개의 위성을 연결하고, 드론과 헬리콥터에 장착된 19대의 카메라로 선로를 달리는 열차를 촬영했다.
이런 시도 또한 이동통신 범위가 제한된 산간 오지에서는 큰 도전이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날 특별 열차 운행을 위해 알뷸라 터널을 통과해 생모리츠를 지나는 '빙하특급' 열차는 12시간 동안 운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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