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오는 6-18일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환경 운동가의 시위 등 활동이 적잖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이집트가 시위대를 위한 공간을 회담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사막 한 가운데에 지정했으며 감시 카메라 등 여러 통제 수단도 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시위대 지정 공간은 회담장에서 멀리 떨어진 고속도로 주변에 마련돼 뜨거운 사막의 태양을 피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현지 지자체장은 COP27 개최 장소인 고급 휴양지 샤름 엘 셰이크로 들어가는 관문에서 광범위한 수색이 있을 것이며 참석자의 이동수단인 택시 500대에는 보안 감시센터에 연결된 감시 카메라를 달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비정부 기구인 국제앰네스티의 한 관계자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역사상 가장 감시가 심한 행사가 될 수도 있다"며 "이집트 정부는 시위의 자유를 허용하기를 싫어하지만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이집트가 샤름 엘 셰이크를 개최 장소로 선택한 것도 이런 의도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샤름 엘 셰이크는 시나이반도 남쪽 홍해 해변을 끼고 있는 화려한 휴양지로,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일반 시민과 참석자들의 접촉이 어렵고 휴양지 안에는 대규모 인원이 모일 수 있는 광장 같은 공간도 아예 없다.
특히 2019년에는 이 휴양지 주변에 36㎞ 길이의 콘크리트 장벽이 둘러쳐져 관문을 통과해야 접근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집트 정부는 행사 참석자와 시민들의 접촉을 통제하고 행사 참석자들도 철저히 감시하려는 의도에서 행사 장소를 선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심지어 참석자들이 시설 안내를 받기 위해 휴대폰에 다운받는 앱은 이름, 휴대전화 번호, 여권번호 등을 기입하고 위치 추적도 허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이를 통한 감시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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