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 조장한 탓"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애플 아이폰의 세계 최대 조립 시설인 대만 폭스콘의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공장이 코로나19로 노동자들의 대탈출이 벌어지자 보너스를 4배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이날 공식 소셜미디어(위챗) 계정을 통해 이달부터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일일 보너스를 기존 100위안(약 1만9천원)에서 400위안(약 7만7천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 달에 25일 이상 일한 직원은 최대 월 5천위안(약 97만원)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알렸다. 기존 월 최대 보너스는 1천500위안(약 29만원)이다.
이와 함께 휴가 포기를 비롯해 11월 한 달간 '전력'을 다해 일하는 직원에게는 총 1만5천위안(약 291만원)의 보너스가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폭스콘 공장 노동자들의 월급은 보통 3천위안(약 58만원)에서 4천위안(약 77만원) 정도다.
그럼에도 정저우 공장 한 노동자는 로이터에 현장 상황이 끔찍하기 때문에 보너스를 제공해도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의 일부 동료들은 추가 보너스 제안에 남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저우 공장에서 직원 1천여명을 관리하는 한 매니저는 중국 매체 이차이에 공장이 코로나19 감염자의 격리 공간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직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중증의 위험이 있다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덧붙였다.
정저우 공장의 한 임원은 전날 허난성 관영매체 허난일보에 공장에는 중증 환자가 없다며 회사가 감염자 격리를 위한 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이 임원은 회사가 지난달 10일 전 직원에 대한 일일 코로나19 검사를 시작했으며, 사흘 후 공장 외부에 거주하는 직원들을 기숙사로 불러들이며 '폐쇄 루프'에서 생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이후 지난달 19일에는 관내 식당을 폐쇄하고 직원에게 기숙사에서만 식사하도록 했다.
이후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정저우 공장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불만과 도움을 호소하는 글이 쇄도했고 급기야 많은 직원이 봉쇄를 뚫고 공장을 탈출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정저우 공장 주변이 코로나19로 봉쇄된 상태라 대중교통이 끊기면서 공장을 탈출한 노동자들은 짐과 이불을 짊어진 채 하염없이 장거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갔다.
직원들은 감염자에 대한 관리 부실과 함께 사측이 제공하는 형편없는 도시락에도 큰 불만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라인에 투입된 직원들에게도 질 낮은 도시락이 제공된 가운데 격리된 직원들에게는 빵 한 덩어리 정도가 제공됐다는 주장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정저우 공장의 상황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처음에는 충분한 음식과 음료가 없었다"며 "그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터져 나온 후 공장으로 생필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저우 공장은 불만 폭증에 지난달 28일부터 다시 구내 식당을 열겠다고 밝혔으며, 원하는 직원은 귀가할 수 있게 조처를 하겠다고 했다.
세계 아이폰의 70%를 생산하는 이 공장 직원은 약 30만 명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 폭스콘 정저우 공장의 생산 차질로 11월 아이폰 생산량이 30%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정저우 공장 '엑소더스' 사태는 중국 정부가 대중에게 코로나19에 대해 정확히 설명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적했다.
홍콩대 바이러스학자 진둥옌은 SCMP에 "중국 당국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조장했고 그 바이러스를 괴물처럼 묘사해 일반 대중이 매우 무서워하도록 만들었다"며 "지난 3년간 당국은 이러한 잘못된 이미지를 수정하지 않았고 그것이 이러한 문제를 일으킨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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