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콕 전 보건장관, 불륜·거리두기 위반에 사임…총리 "의원들 열심히 일해야"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전 보건장관인 맷 행콕(44) 보수당 의원이 인기 TV 리얼리티쇼에 출연하려다가 출당 징계를 받았다.
측근과 불륜 키스로 코로나19 거리두기 규정을 위반한 것이 문제가 돼서 보건장관에서 사임한 뒤 재기를 시도한 것이 악수가 된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 원내총무는 1일(현지시간) 행콕 전 장관이 정글에서 촬영하는 영국 ITV 방송의 리얼리티쇼 '아임 셀레브리티'에 출연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출당 징계하기에 충분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행콕 전 장관은 징계가 풀릴 때까지는 무소속 의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행콕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정부 각료직을 맡을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매일 밤 영국인 1천200만명을 만날 매우 좋은 기회"라며 "당에는 난독증 캠페인을 홍보하는 시간으로 삼겠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희생자 유가족 단체는 그가 보건장관으로 있을 때 영국에서 세계 최대 규모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후엔 그가 거리두기 규정을 위반한 점을 지적하면서 TV 쇼 출연을 비난했다.
총리실도 국민은 정치인들이 열심히 일하길 바란다며 싸늘한 반응을 내놨다.
총리실 대변인은 리시 수낵 총리가 행콕 전 장관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총리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의원들이 지역구를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국 하원은 11월 10∼14일에 휴회하지만 행콕 전 장관은 촬영을 위해 최대 3주는 정글에 있어야 한다.
'아임 셀레브리티'는 가수, 운동선수 등 유명인들이 호주 정글의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리얼리티쇼로, 이번에는 찰스 3세 국왕의 조카사위이자 전 유명 럭비 선수인 마이크 틴달, 가수 보이 조지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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