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장비 시장, 독과점 심해…'칩4' 참여해야"

"세계 반도체장비 시장, 독과점 심해…'칩4' 참여해야"
무협 "미·일·네덜란드 점유율 79.5%…기술장벽도 높아"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은 기술장벽이 높고 독과점 구조가 굳어져 있어 우리나라가 안정적으로 장비를 공급받기 위해서는 '칩4'(Chip4) 동맹에 가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3일 발표한 '최근 반도체장비 교역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은 세계 5대 반도체 장비업체(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 도쿄일렉트론, ASML)가 79.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반도체 장비 1∼3위 수출국은 일본·미국·네덜란드, 1∼3위 수입국은 중국·대만·한국으로 나뉘어 고착화된 상태다.
반도체 장비 수출액은 일본이 312억달러로 가장 많고 2위가 미국(284억달러), 3위가 네덜란드(201억달러)다.

수입액은 중국이 386억달러로 가장 많고 대만(298억달러), 한국(250억달러) 순이다.
미국·일본·네덜란드 3국에 대한 한국의 반도체 장비 수입 의존도는 지난해 기준 77.5%이며 대만은 70.6%, 중국은 56.2%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249억6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산업 업황에 따라 앞으로 수입액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장비 자립화율이 20% 수준에 불과하고 수입의 70% 이상을 미국·일본·네덜란드에 의존하고 있어 외교적·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반도체 장비 시장의 기술장벽과 독과점 구조로 인해 짧은 시일 내에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와 수입국 다변화를 이뤄내기도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장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동맹인 칩4에 참여하는 한편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상지 무협 연구원은 "칩4 동맹 참여 의사를 확실히 밝히고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를 기회로 삼아 중국과 격차를 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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