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이란 시위 진압 경찰 여럿이 쓰러진 남성 1명을 마구 때린 뒤 총까지 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져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고 미국 CNN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영상에는 "저들이 산탄총을 쐈어, 그 사람은 틀림없이 죽었을 거야"라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이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장소를 특정할 수 없었다며, 이 장면이 찍히기 직전에 무슨 일이 벌어졌고 총에 맞았다는 남성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란 당국은 성명을 통해 "문제의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온 직후 사건 발생 시간과 장소, 시민을 공격한 이들을 찾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경찰은 이처럼 폭력적이고 무자비한 행동을 용인하지 않는다"며, "폭행에 가담한 자들을 엄히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란 국영 파르스 통신이 전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문제의 영상을 공유하면서 "이 영상은 이란 보안군(군경)의 잔혹함에는 끝이 없다는 사실을 재차 상기시킨다"면서, 이란 경찰은 무슨 짓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 '면책의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총으로 저격한다"며 유엔인권위원회의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다.
지난달에도 수도인 테헤란에서 이란 경찰 1명이 다른 경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여성 1명을 체포하기 위해 마구 몸을 더듬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혀 당국이 관련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특별 지침'을 내린 바 있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이유로 체포돼 경찰에 끌려간 뒤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번 시위는 의문사 항의를 넘어 반정부시위로까지 이미 확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미성년자 46명을 포함해 300명의 시위 참가자가 이번 시위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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