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서울아산병원은 열악한 의료환경 탓에 입 안에 생긴 거대 종양을 방치하고 살아온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청년 플란지(22) 씨를 한국으로 데려와 환부를 무료로 수술했다고 3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플란지는 8세 때 어금니 쪽에 생긴 염증이 커지기 시작해 거대세포육아종으로 악화했지만, 오랜 기간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종양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만큼 거대해져 식사나 대화가 어려울 정도였다.
플란지의 이런 안타까운 소식은 마다가스카르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해오던 한국인 의사 이재훈 씨에게 지난해 전해졌고, 이후 그를 도울 방법을 찾던 이씨가 치료를 의뢰했다는 게 서울아산병원의 설명이다.
플란지는 지난 8월 31일 약 20시간의 비행을 거쳐 서울아산병원에 도착한 이후 8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성형외과 최종우 교수팀은 플란지의 입 안에 있던 거대세포육아종을 제거한 후 아래턱 재건과 입술 주변 연조직 성형술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플란지는 한결 가벼워진 얼굴과 해맑은 미소를 되찾아 오는 5일 귀국을 앞두고 있다. 플란지의 치료비용 전액은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서울아산병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플란지는 수술 후 의료진에게 "평생 혹을 달고 살아야 한다는 좌절감뿐이었는데 수술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앞으로 선교사가 돼 나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고 말했다고 서울아산병원이 전했다.
최종우 교수는 "플란지의 종양은 지름 15㎝에 무게가 무려 810g에 달할 정도로 거대했다"면서 "수술 당시 심각한 영양결핍 상태여서 전신마취를 잘 견딜지부터가 걱정이었지만 잘 버텨준 덕에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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