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연준 최종금리 전망 5.0∼5.25%→5.25∼5.5%
한은도 3.75% 이상 올릴 수도…내년 상반기까지 인상기조 지속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통화정책이 제약적 구간으로 깊숙이 진입함에 따라, 이제 금리인상 속도보다는 최종 금리수준(how high)과 지속기간(how long)이 중요하며, 이전 예상보다 최종 금리수준은 높아졌다"
3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2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향후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9월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기의 최종 금리가 내년 초께 4.5∼4.75%(중간값)에 이를 것으로 제시됐지만, 앞으로 눈높이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뜻이다.
이달에는 새 점도표가 공개되지 않았고, 다음 달 점도표에 이런 금리 전망치 상향 조정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파월의 발언으로 시장에서는 벌써 연준의 최종 금리가 5%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장 씨티는 연준의 최종 금리 전망치를 기존 5.0∼5.25%에서 이날 5.25∼5.5%로 높였다. 연준이 다음 달 0.50%포인트 올리고, 내년 2월(0.50%포인트)과 3월(0.25%포인트), 5월(0.25%포인트)까지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파월은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일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르면 다음 (FOMC) 회의가 될 수도, 아니면 그다음 회의가 될 수도 있다"며 인상 속도를 다소 늦출 가능성도 함께 내비쳤다.
결국 종합적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기존 예상보다 다소 천천히, 하지만 더 높은 수준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더 오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상 폭과 기간도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12일 두 번째 빅 스텝을 단행한 뒤 '최종 금리 수준을 연 3.50%로 예상하는 게 합리적인가'라는 질문에 "최종금리가 3.50%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다수의 금통위원이 말씀하신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견해를 가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 한은 금리 인상 사이클의 최종 금리 수준을 3.50∼3.75% 정도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
현재 기준금리(3.00%)를 고려할 때 만약 이달 14일 다시 빅 스텝에 나서면 최대 내년 초 한 차례 베이비 스텝(0.25%포인트)을 끝으로 인상기를 마감한다는 뜻이다. 이달부터 베이비 스텝을 밟기 시작하면 내년 1분기께 두 번 정도의 추가 인상 여지가 남는다.
하지만 이날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오래, 더 높은 수준까지 올린다는 방향을 천명한 만큼, 한은의 최종 금리 수준도 3.75%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이 금리에 도달하려면, 결국 미국 연준과 마찬가지로 내년 상반기까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도 이어질 전망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은이 금리 인상을 모색할 것"이라며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정점은 3%대 중후반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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