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임선민 교수와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윤미란 교수 연구팀은 표적치료제 치료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내성이 발생했을 때 새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투약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전임상 실험 결과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한다. 폐암 환자 중 80~85%가 비소세포폐암인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는 비소세포폐암 중 절반에서 EGFR 유전자가 발견된다.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EGFR 표적치료제 오시머티닙(제품명 티그리소)이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아 주로 쓰이고 있으나 환자들은 대부분 1~2년 사이 내성이 발생한다.
오시머티닙 치료의 가장 흔한 내성 원인은 세포 증식과 전이에 영향을 주는 MET 유전자 변형이다. 내성이 생기면 EGFR 표적치료제와 MET 저해제를 함께 투약하지만, 치료 반응률이 낮고 저해제의 2차 내성을 발생시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MET 표적 항체약물접합체 'REGN5093-M114'의 효과를 분석했다. 항체약물접합체는 암세포 표면 단백질 표적 항체에 세포 독성제를 연결해 암세포에만 세포 독성제를 전달하도록 설계된 약물로, 이 물질은 MET 항체 REGN5093에 세포 독소를 연결했다.
연구팀이 MET 유전자 변형 내성이 발생한 폐암 환자의 조직으로 만든 전임상 모델에 이 항체약물접합체를 투약한 결과 종양 성장억제율이 202.1%로 나타났다.
이는 동물 모델에서 이 내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 오시머티닙과 카보잔티닙 병용투여군의 성장억제율인 97.6%보다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REGN5093-M114은 미국에서 MET 과발현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1·2상 임상을 진행 중이다.
임선민 교수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내성을 만드는 원인인 MET 유전자 변이를 치료할 치료제가 아직 없는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치료제 효과를 연구했다"며 "항체약물접합체는 폐암과 함께 MET 유전자 변이가 야기하는 다양한 질환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미란 교수는 "연구를 통해 환자 유래 전임상 모델을 통해 REGN5093-M114가 MET 유전자 기반 EGFR 표적치료제 내성을 극복하는 데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는 다양한 임상 관련 시나리오에서 REGN5093-M114를 지속해서 평가해야 하는 근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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