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약물로 가는 관문 역할…국가적 위기로 다뤄야"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대마는 합법이지만 전자담배는 불법인 태국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이 급증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국가담배제품관리위원회는 전자담배를 피우는 10대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위원회는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며 "전자담배 흡연은 더 해로운 다른 약물을 접하는 관문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2019~2020년 설문조사에서는 태국 10~19세 아동·청소년의 5.3%가 전자담배를 사용한 경험이 있고, 2.9%는 전자담배를 자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빳차라빤 쁘라추압랩 태국청소년연구소(TYI) 사무총장은 "학생들이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더 안전하고 트렌디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게 문제"라며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흡연을 국가적인 위기로 다뤄야 한다"고 했다.
태국은 지난 2014년 전자담배 수입과 판매, 사용 등을 전면 금지하고 위반하면 벌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담배를 소지하거나 흡연하다 적발되면 최대 50만밧(약 1천880만원)의 벌금을 낼 수 있다.
태국 내에서 전자담배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전자담배를 가지고 입국하거나 피우다가 적발돼 벌금을 무는 외국인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공공연히 거리에서 전자담배를 피우는 등 전자담배 규제를 둘러싸고 혼선이 일고 있다.
전자담배 구매도 어렵지 않다. 편의점 등 일반 유통망에서는 판매하지 않지만, 번화가 노점 등에서 여러 종류의 전자담배를 내놓고 팔고 있고, 온라인에서도 거래된다.
태국에서는 전자담배 소지 자체를 불법으로 정한 규정을 현실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국도 합법화를 검토했지만, 의료계와 금연단체 등의 반발로 이뤄지지 않았다.
태국은 지난 6월부터 대마를 마약류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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