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딸 이름 부르며 오열…부친은 슬픔 참으며 아내 위로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 참사'의 베트남인 희생자 A(21·여)씨가 사고 5일만에 싸늘한 주검이 돼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4일 주베트남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A씨의 시신은 지난 2일 저녁 비행기로 인천공항을 출발해 호찌민에 도착했다.
이어 다음날 차량에 실려서 육로를 통해 빈딘성의 고향집에 도착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A씨의 어머니는 딸의 시신이 담긴 관을 부둥켜안고 이름을 부르면서 오열했다.
그는 딸의 사망 소식을 듣고 혼절하는 등 좀처럼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거의 탈진된 상태였다.
이를 지켜보던 A씨의 아버지는 아내의 버팀목이 되기 위해 딸을 잃은 슬픔을 억누르면서 간신히 눈물을 참느라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빈딘성과 자매 결연을 맺은 용산구의 윤성배 현지 사무소장도 나왔다.
윤 소장은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 외에는 전할 수가 없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A씨는 중부 빈딘성의 빈타인 구역에 거주하다가 2년전 한국에 들어왔으며 대학 1학년에 재학중이었다.
유족들은 지난달 29일 밤 이태원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뒤 A씨와 연락이 끊겼다.
한편 주베트남한국대사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숨진 A씨에게 애도를 표하고 유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뜻을 전했다.
또 사고 기간에 개인 사정으로 한국에 머물던 오영주 한국대사도 지난달 31일 경기도 부천시에 차려진 A씨의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애도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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