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항의 퍼포먼스"…그림 손상은 없어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기후단체 활동가들의 이른바 '명화 테러'가 전 세계에서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엔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이 봉변을 당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두 여성이 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 나란히 전시된 고야의 '옷 벗은 마야'와 '옷 입은 마야' 액자에 접착제를 바른 손을 붙였다.
두 그림은 손상되지 않았으나 이들은 작품 사이의 벽에 '1.5℃'를 큼지막하게 썼다.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채택한 지구 온난화 억제 목표인 1.5도를 지키기 어려웠다는 점을 빗댄 것으로 풀이된다.
기후단체인 '멸종반란' 소속의 두 여성은 이후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
'멸종반란'은 해당 영상을 온라인에 게시한 뒤 "기온 상승은 기후 불안정을 초래하고, 그 여파는 지구상 모든 이들에게 심각한 결과를 가져다주고 있다"며 "이번 퍼포먼스는 그에 대한 항의"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 각국에선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려는 활동가들이 세계적인 명화에 이물질을 뿌리거나 접착제로 손을 붙이는 등 퍼포먼스를 벌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틀 전에는 이탈리아 기후단체 '울티마 제네라지오네'(Ultima Generazione·마지막 세대라는 뜻) 소속 활동가 4명이 로마의 보나파르테 궁전 미술관에 전시된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씨 뿌리는 사람'에 야채수프를 끼얹었다.
'울티마 제네라지오네'는 자신들의 시위에 대해 "절망적이고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외침"이라며 "단순한 훼손 행위로 규정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들 단체는 기후 위기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될 때까지 이러한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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