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최첨단 공정인 1nm(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장을 신설하면 대만에서 전력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대만 학자가 전망했다.
6일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예쭝광 대만 칭화대 공학 및 시스템 과학과 교수는 TSMC의 1nm 공장 신설과 관련한 전력 소비가 정부의 장기 전력 수급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경제부가 밝힌 전력망과 고압 전력의 이중모선 설치 계획은 절반의 대책에 그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3년 뒤면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지되고 화력발전의 비율도 43%에서 30%로 감소하지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지연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불확실성 등에 따라 기타 공업용과 주택용·일반용 전력 사용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진중 대만전력공사(TPC) 대변인은 "TSMC가 1nm 공장과 관련한 전력 사용 신청이 아직 없어서 사용량이 얼마가 될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TSMC가 1nm 공장을 룽탄 과학단지로 선정하면 대만 최대 LNG 발전소인 타오위안 다탄 발전소 및 룽탄 초고압변전소와 인접해 전력 공급이 가장 손쉬운 지역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전력공사는 다탄 발전소와 룽탄 초고압 변전소 간 33km 구간의 공중선을 대신할 지중화 작업에 2033년까지 400억 대만달러(약 1조7천억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TMSC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80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며 대만 전체 전력 소비량에서 TSMC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6%에서 2025년에는 12.5%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TSMC가 곧 인구 2천100만 명인 스리랑카 같은 한 국가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쓰게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만에서는 TSMC의 전력 소비량 급증으로 에너지 부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한편 차이잉원 총통은 2016년 5월 취임 당시 오는 2025년까지 대만 내 모든 원자로(6기)를 폐쇄하고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대만 정부는 현재 석탄 45.4%, LNG 32.4%, 원전 12.0%, 신재생에너지 4.8%인 전력생산 구조를 LNG 50%, 석탄 30%, 신재생에너지 20%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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