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 현지서 韓·사우디 혁신 로드쇼'…원팀코리아 22개사 출사표
원희룡 "건설에다 플랜트.원전.방산.IT 패키지로 매력적 제안…채널의 급도 높일 것"
네옴시티 포함 대형 프로젝트 탐색전…IT·모빌리티 기업 전면 포진
(리야드=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한국 정부와 공기업, 각 분야 기업이 건설 공사를 넘어선 새로운 공간에서의 삶, 그리고 혁신 인프라 공간을 지원하고자 여기 왔습니다."
6일(현지시간) 오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크라운플라자호텔.
정부와 민간기업 22개사로 구성된 '원팀 코리아' 수주 지원단이 '제2의 중동 붐'을 목표로 야심찬 출사표를 던졌다.
사우디 교통부, 주택부, 대중교통공사 등 현지 정부 주요 인사와 발주처를 초청해 우리 기업을 알리는 '한-사우디 혁신 로드쇼'를 개최한 것이다.
사우디에서 진행 중인 총사업비 5천억 달러(약 710조 원) 규모의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사전 탐색전인 셈이다.
로드쇼에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K-건설의 비전'을 주제로 정부의 전폭적 지원 의지부터 쏟아냈다.
원 장관은 "다양한 환경의 현장에서 쌓아 온 우리 건설 기업의 노하우와 축적된 경험이 한국 건설산업의 노하우"라며 "정부와 공기업의 신뢰도, 민간 기술력을 집결해 발주처에 믿음을 주고, 탄탄한 신뢰 관계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의 경쟁력으로는 뛰어난 역량, 한국 정부의 긴밀한 협력과 지원, 건설 분야를 뛰어넘는 'K-콘텐츠' 3가지를 꼽았다.
한국 건설이 사우디에 처음 진출한 건 1973년이다. 이후 49년간 1천557억달러의 공사를 따내며, 해외 건설수주 부동의 1위 국가에 올라 있다.
그러나 최근 사우디가 변화를 꾀하는 만큼 우리 기업들의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사우디는 석유 의존형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네옴시티는 물론 교통·관광 분야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대형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처럼 '변화하는 사우디'를 공략할 정부와 우리 기업의 새로운 카드는 '건설을 넘어선 패키지'다.
원 장관은 "한국이 강점을 가진 문화, ICT, 원전 등 다양한 분야와 패키지를 이뤄 함께 수출하고, 발주처의 수요에 맞는 시스템과 콘텐츠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로드쇼에 참여한 22개사 중 건설사는 절반인 11개사, 건설사 이외의 참여사를 11개사로 구성했다.
국내 건설사(현대건설, 삼성물산[028260], 대우건설[047040], GS건설[006360] 등)와 함께 IT업체 4곳(네이버, KT[030200] 등), 모빌리티 업체 2곳(모라이, 토르드라이브), 스마트시티 업체 3곳(포테닛 등), 스마트팜 업체 2곳(포미트, 엔씽)이 참여했다.
주요 기업인으로는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과 지형근 삼성물산 부사장, 채선주 네이버 대외정책·ESG 대표가 자리했다.
기업 발표 땐 네이버랩스(IT·통신), 참깨연구소(스마트시티), 모라이·토르드라이브(모빌리티) 같은 스타트업들이 전면에 나섰다.
드론으로 수집한 공간정보로 건설현장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젤스윙의 박원녕 대표는 "기존의 솔루션을 사우디 건설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려 한다"며 "개별 기업이 만나기 어려운 인사들을 '코리아팀'을 이뤄 접촉할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쇼에 참석한 살레 빈 나세르 알 자세르 사우디 교통물류부 장관은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양국이 처음으로 미래교통 혁신 분야 로드쇼를 함께 개최하게 돼 의미가 있다"며 "이를 계기로 양국 간 협력이 한층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한국은 사우디의 비전 2030으로 대표되는 대전환 프로그램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며 "특히 지난 2019년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양국 관계 확장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고 화답했다.
앞서 로드쇼를 앞두고 사우디 주재 기업들을 초청해 연 수주지원단 발대식에서도 수주 방식의 변화에 방점이 찍혔다.
고부가가치 분야는 유럽·미국과 경쟁하고 다른 분야에선 중국·인도·터키와 경쟁하는 상황에선 건설 중심으로 발주받아 시공하는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건설뿐 아니라 플랜트, 원전, 방산, IT를 패키지로 들고가 사우디가 목 말라하는 부분에서 매력적 제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정부 차원에선 여러 부처 장관들이 협력하고, 또는 대통령이 나서서 접촉할 수 있는 채널의 급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박선호 해외건설협회장도 "과거 사우디에서 한 성공 경험을 답습하는 것만으로는 잘 해낼 수 없다"며 "신기술과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고, 건설·문화·환경·농업·방산 등을 하나로 묶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