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살 때 다른 개에 심하게 물려 행동장애…전문가교육 병행해 효과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우울증약, 놀이와 향을 이용한 자극 치료, 산책용 특수 개목걸이, 식단 변경, 전문가의 교육 등 안 해본 게 없었으나, 대마 기름(칸나비디올, CBD) 테라피처럼 효과를 본 건 없었어요."
심리적 트라우마로 행동장애를 보이는 도베르만 종 반려견 '티탄'에게 의학용 대마 기름을 사용하자 상태가 호전되었다는 견주 산드라 데스테파노(60)의 경험을 아르헨티나 일간지 클라린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검은색 도베르만 종인 티탄은 1살 즈음에 반려견을 위한 공원에서 놀고 있다가 다른 개의 공격을 받아 심하게 물렸다. 그 이후 티탄은 심각한 트라우마 증세를 보였다.
집안에서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애교가 많았으나, 밖으로 나가면 공포 증세를 보였고 모든 개만 보면 짖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다른 개들과의 교류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렀다.
심지어 티탄은 몸무게가 40킬로인데도 불구하고 트라우마로 인한 불안감을 숨기려는 듯 동네에서 만나는 체구가 아주 작은 소형견들에게도 맹렬히 짖고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 함께 산책하기가 어려웠다.
수의사들은 중성화 수술을 추천했고, 견주는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고 산책용 전문 개목걸이(목을 조여 행동을 교정하는 목걸이)를 사용하는 전문가들의 훈련도 받았으나, 티탄은 더 강하게 반발하면서 상태는 더 악화돼 갔다.
그 후, 신경계통 문제로 판단한 수의사들은 신경과 약물 치료를 티탄에게 5개월 동안 시행했으나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갔다.
산드라는 수소문한 끝에 동물행동 전문가를 만나서 티탄의 행동 교정 훈련에 들어갔고 이전보다 약간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나 문제가 다 해결되지는 않았다.
그때, 우연히 SNS로 알게 된 다른 수의사가 의학용 대마 기름 사용을 권했고, 데스테파노는 기꺼이 대마 기름 테라피를 결정했다. 더는 다른 선택지도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 요법을 통해 3개월 동안 매일 높은 농도의 대마 기름을 티탄의 치아에 몇 방울 투여하는 것과 동시에 동물행동 전문가의 교육을 병행했다.
결과는 놀라울 정도였다. 아직 티탄은 초인종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전문가의 훈련을 이해하고 산책 시에 사용하는 입마개도 문제없이 착용하며, 집에 새로 입양된 반려견 비타하고도 아주 잘 지내고 있다.
"동네 공원에서 티탄이 다른 개들과 교류하는 모습을 보고 믿을 수가 없고 너무 기뻐서 울었다"는 견주는 이제 대마 기름은 여행 가기 전 등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한다고 말했다.
대마 기름은 개나 고양이의 뇌전증, 경련과 발작, 우울과 불안 증세 등에 효과가 있으며 안전성도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 수의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단독 요법이 아닌 동물행동 전문가의 교육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하고 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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