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 창설자 물라 오마르의 무덤을 공개했다고 AFP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이후 오마르의 행방은 묘연했다.
탈레반은 2015년 4월 그가 2년 전인 2013년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그가 묻힌 곳은 공개하지 않아 그의 사망설을 놓고 추측이 무성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 지도자들이 전날 자불주 수리지구의 오마르조 근처에 있는 그의 무덤에서 추모식을 거행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지난해 8월 20년간 아프간을 지배해 온 미군이 물러난 뒤 다시 집권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그동안 적들이 도처에 있고 국토가 점령당한 처지에서 무덤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덤의 위치를 비밀에 부쳤다"고 밝혔다.
이날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 지도자들이 오마르의 무덤 주위에 모여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무덤은 흰색 벽돌로 조성돼 있고 윗부분은 자갈로 덮여 있는 모습이다. 무덤 외곽에는 초록색 철제 울타리가 쳐져 있다.
사망 당시 55세 전후였던 오마르는 1993년 탈레반을 창설해 아프간 내전을 종식했고 2001년 9.11 테러 직후 미국의 침공을 받을 때까지 아프간을 통치했다.
실명한 오른쪽 눈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는 1980년대 중반 소련군과 전투에서 오른쪽 눈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아프간 사회에 극도로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강요하면서 여성의 사회생활을 통제했다.
이날 무덤 공개는 탈레반의 최근 오마르 띄우기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올 7월 탈레반은 오마르가 미군의 공격을 피해 다닐 때 타던 차량이라며 자불주의 한 마을에서 땅에 묻힌 흰색 도요타 승용차를 파내 대중에 공개했다.
탈레반은 오마르가 2001년 미군의 침공으로 탈레반 정권이 무너졌을 때 이 차를 타고 미군의 감시를 피해 다녔다고 소개하고, 그를 기리기 위해 이 차량을 국립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미국의 침공에 맞서 싸운 저항군 지도자 아마드 샤 마수드의 무덤이 훼손됐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탈레반 정부측은 이를 부인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판지시르 계곡에 있는 그의 무덤이 훼손된 것이 사실이라면 관련자들은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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