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 '최악 가뭄' 지속…사우나 등 폐쇄·물 도난 단속

입력 2022-11-07 16:45  

중국 남부 '최악 가뭄' 지속…사우나 등 폐쇄·물 도난 단속
"갈수기 진입, 내년 2월까지 해갈 어려워"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남부의 창장(長江·양쯔강) 유역에서 기상 관측 이래 최악의 가뭄이 지속하고 있다.

7일 펑파이신문과 중국신문주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최근 저장성의 여러 도시가 잇따라 가뭄 경보를 발령했다.
저장성 진화시와 러칭시는 대부분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용수 공급 가능 일수가 각각 70일, 50일까지 떨어졌다.
진화시 비상관리국 왕룽밍 부서기는 "지난 6월 하순 장마가 끝난 이후 지금까지 강우량이 예년보다 70% 감소, 1954년 관측 이래 가장 적었다"며 "용수가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신문주간은 러칭시의 용수원인 난시강의 수위가 급속히 떨어져 지난 9월부터 물 부족을 겪고 있으며 저수지들이 공급할 수 있는 물이 1천600만t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 지역들은 사우나와 수영장 등 물을 많이 사용 시설들의 운영을 중단했으며 저수지에서 물을 훔쳐 가는 것을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
저장성 기상국은 가뭄 해소를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이틀 동안 역대 최대 규모의 인공 강우를 실시했다.
중국에서는 종종 가뭄 해결을 위해 인공강우를 실시하지만, 동절기에 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장시성과 후난성도 여전히 혹독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7월 12일 이후 3개월 동안 장시성의 평균 강우량은 148.3㎜로, 예년보다 72% 줄어 1961년 이래 최저였다.
장시성에 있는 중국 최대 담수호인 포양호의 수위는 상수원인 양쯔강에서 물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지난달 30일 6.87m까지 떨어졌다. 포양호는 지난 9월 23일(7.1m) 역대 최저 수위였던 2004년 2월의 7.11m를 깬 이후 계속 하락해 호수 대부분 지역이 바닥을 드러냈다.
후난성 창사시는 지난 8월 이후 지금까지 고작 37.9㎜의 비가 내려 예년 평균(278.4㎜)의 14%에 그쳤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난 6월 이후 양쯔강 유역에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이 지속됐고, 8월 장마철에도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남부지역의 해갈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장시성 비상관리청 리스친 전문가는 "갈수기로 접어들어 많은 비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가뭄이 내년 2월까지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여름 '중국의 젖줄'로 불리는 창장(양쯔강) 중·하류에 속하는 쓰촨, 충칭, 장시, 저장, 후난 등 10개 성·시가 60여 년 만에 최악의 폭염과 가뭄에 시달렸다.
쓰촨성 등 일부 지역은 수력발전이 중단돼 한때 전력 공급이 차질을 빚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9월 중국 벼농사의 66%를 차지하는 양쯔강 유역 가뭄으로 올해 중국의 벼 생산량이 3∼6%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양쯔강과 주변 저수지들이 적정한 수위를 회복하지 못한 채 겨울을 맞게 돼 수력 발전 의존도가 높은 쓰촨 등 일부 지역이 겨울철 전력난을 겪고 겨울철 파종하는 유채와 밀, 내년 봄 벼농사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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