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배출국 가운데 독일 총리만 정상회의 참석
(샤름 엘 셰이크[이집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환경변화가 유발한 재앙이 인류에게 미치는 해악이 날이 갈수록 거칠어지는 가운데 각국 정상들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가 열리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로 모이고 있다.
주최국인 이집트에 따르면 7∼8일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고위급 회의(정상회의)에 전 세계 100개국의 지도자 또는 국가 수반급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 재앙의 책임 비중이 큰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 정상들은 올해 정상회의 참석자 명단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세계 3대 온실가스 배출국 가운데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불참한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행사에 참석하지만 지각이다. 그는 중간선거 등 일정 때문에 오는 11일 이집트 총회장에 온다.
온실가스 배출량 톱10에 포함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 이란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윤석열 한국 대통령도 불참한다.
10대 배출국 가운데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모습을 드러냈거나 참석 예정인 정상은 8일 도착하는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가 유일하다.
정상이 불참할 경우 정부 고위인사 등이 특사 자격으로 참석하고, 장관급 대표단이 총회에 참석해 주요 이슈를 논의한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 에너지 및 식량난과 장기 경기침체 예고 등 발등에 떨어진 불이 급하다고 해도 주요국 정상들의 총회 불참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일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COP27을 외면한 주요 배출국 정상들의 밀월여행'으로 비꼬기도 한다.
샤름 엘 셰이크 총회장에서 만난 한 유럽의 환경운동가는 "우리는 올해 파키스탄의 대홍수와 동아프리카의 대기근 등 기후변화가 초래한 더 험악한 환경재앙을 목격했다"며 "그런데도 주요 배출국 정상들이 기후 총회에 불참하다니 인류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총회 참가자는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문제가 처음으로 공식 의제로 상정됐지만 이런 상태라면 제대로 된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COP27 정상회의 기간에는 100여 명의 정상이 지구 최대의 위기인 환경 문제를 논의한다.
특히 올해 대홍수로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고 약 1천700명이 목숨을 잃은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발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 밖에 기후재앙의 피해를 가장 크게 받는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도 이번 정상회의에서 선진국의 보상 지원 규모를 대폭 늘리라고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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