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서울=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유한주 기자 = 뉴질랜드에서 낚시에 걸린 커다란 청상아리가 배 위로 뛰어올랐다가 바다로 돌아가는 일이 벌어졌다.
소동은 지난 5일 뉴질랜드 북섬 동해안 휘티앙가 앞바다에서 선상 낚시를 하던 사람이 던진 미끼를 몸길이 2.6m의 식인 상어 청상아리가 덥석 물면서 벌어졌다고 스터프 등 뉴질랜드 언론이 8일 전했다.
당시 낚시꾼 가운데 1명이 낚싯줄을 잡아당기자 청상아리가 물 밖으로 솟구치며 요동을 치다가 배의 앞부분 갑판에 떨어졌다.
낚시꾼들은 배 뒤편에 타고 있던 덕분에 다치지 않았지만 모두 가슴을 졸이며 2분여 동안 계속된 상어의 '난동'을 지켜봐야 했다.
뉴질랜드 연안에 많이 서식하는 청상아리는 길이가 보통 1.8m 정도지만 최고 4m까지도 자라는 바다의 포식자다.
상어 중 유영 속도가 가장 빠르고 물 밖으로 최고 6m까지 뛰어오르는 탁월한 점프 실력을 갖춰 '푸른 다이너마이트'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매체들은 소개했다.
청상아리가 뛰어오른 배는 길이 7.7m짜리로 앞부분 갑판은 5㎡쯤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배의 선장 라이언 처치스는 "우리의 낚시에 청상아리가 걸렸는데 갑자기 물 밖으로 뛰어오르기 시작했다"며 "이리저리 뛰어오르던 청상아리가 급기야 배 갑판 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청상아리가 몸길이 2.6m, 무게 150kg쯤 되는 것으로 보였다며 배 앞부분 갑판에 떨어진 뒤에도 2분 넘게 퍼덕이다 무사히 바다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청상아리가 낚시꾼들이 타고 있던 배 뒤편으로 떨어졌다면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그런 일이 처음이라 굉장히 놀랐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에서 상어 공격에 따른 인명 피해는 원래 드문 일이다. 지난해 와이히 해변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도 1976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해양 생물학자로 상어 전문가인 라일리 엘리엇은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배 위에 뛰어오른 상어에게 접근하지 않고 혼자 퍼덕이다 바다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린 것은 굉장히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엘리엇은 수온 변화가 뉴질랜드 연안의 상어 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와이카토 대학의 해양 생물학자 필 로스가 이끄는 연구팀은 여름철 인간이 상어와 맞닥뜨리는 일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만 해도 한 20대 여성이 북섬 베이오브플렌티 지역 와이히 해변에서 상어의 공격을 받고 숨지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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