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디지털산업 활성화 위해 12개 규제 개선
"고시·시행령 바꾸고 관련법도 개정…2030년까지 민간투자 3.2조 마중물 될 것"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이르면 다음 달부터 플러그 연결이나 카드 태깅이 필요 없는 전기차 무선 충전 방식이 도입된다.
또 스마트폰에서도 사물 인터넷(IoT) 기술을 더 폭넓게 사용하도록 초광대역 무선 기술(UWB) 휴대형 기기 사용도 허용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인천 선광 신컨테이너터미널에서 열린 제2차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디지털산업 활력 제고 규제혁신 과제 12개를 발표했다.
낡은 규제 때문에 치열한 글로벌 디지털 기술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도록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정보통신공사협회 등 업계와 지자체로부터 건의받아 선정한 과제들이다.
과기정통부는 정부 고시와 시행령 개정을 통해 부처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은 최대한 빨리 마무리하는 한편, 국회에서 관련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내년 중에 모두 완료할 방침이다.
우선 충전할 때 플러그 연결이나 카드 태깅이 필요하지 않아 전기차 보급의 핵심으로 꼽히는 무선 충전 기술을 상용화한다.
무선 충전을 하려면 활성화된 주파수가 필요한 만큼 정부는 연말까지 전용 주파수(85kHz)를 공고할 계획이다.
정부는 또 스마트폰에 탑재하면 스마트 도어락 작동, 분실물 탐색 등 사물 인터넷 서비스를 더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저전력·초정밀 초광대역 무선 기술(UWB) 휴대형 기기 사용을 허가하기로 했다.
UWB 기기는 세계적으로 지난해 3억1천700만 개에서 2030년 18억 개로 사용이 폭증해 스마트폰 연동 비중이 65%를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항공기·선박 등과 주파수 혼선·간섭 우려로 대역폭 500㎒ 초과 기술은 휴대전화 기기 사용이 제한돼 왔다.
앞으로는 주파수 혼·간섭 우려가 있는 장소에 진입할 때 기능이 자동 차단되는 기능을 갖춘 휴대용 기기에는 이 기능이 탑재된다.
정부는 또 반도체 제조시설에서 전파 이용 장비마다 검사를 따로 받던 것을 건물 밖에서 건물 단위로 검사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간소화한다. 이로써 검사 소요 시간이 현행 7일에서 1일로 단축되고 검사 시 각 공정을 중단했던 불편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정부는 이동통신사가 아니어도 토지나 건물 단위로 직접 5G망을 깔아 사용하는 '이음 5G 서비스'를 활성화하고자 주파수 공급 절차를 지금보다 간소화하고, 로봇, 지능형 CCTV 등 이음 5G와 연결되는 단말기라면 스마트폰처럼 무선국 허가 절차를 없앤다.
과기정통부는 "이 조치를 통해 2030년까지 5G 특화망 1천 곳이 구축되고 3조 원의 투자가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 구리선 기반으로만 허용됐던 유선전화를 새로 설치할 때 광케이블을 통한 인터넷 전화(VoIP)로 서비스하는 방안도 허용한다. 이로써 2천500억 원 상당의 광대역 통신망 투자가 촉진될 전망이다.
전자파 위해도가 낮은 저출력 무선 충전 기기는 제품별 인증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 같은 종류 기기는 한 번만 전자파 적합성 인증을 받으면 된다. 전자파 위험이 낮은데도 제품마다 전자파 적합성 시험과 등록을 해야 했던 LED 조명기기 등은 자율 규제인 '전자파 자기 적합 선언제'를 도입한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활용도가 낮은 공중전화에 대해선 "긴급 상황에 대비하는 측면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서비스 현황이나 해외 활용 사례 등을 검토한 뒤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런 규제 개선을 위한 각종 법령 개정을 늦어도 내년 중 모두 마칠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이음 5G 활성화, 광케이블 구축 촉진, 반도체 생산설비 가동률 향상 등을 이행하면 3조2천500억 원 이상의 민간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지털 산업 규제를 과감하고 신속히 혁파해 산업 현장 활력을 높이고 디지털 모범국가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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