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숙박음식점 호조…고용률 62.7%, 10월 기준 '역대 최고'
통계청 "올해 여러 예측보다는 괜찮게 유지하는 상황"
기저효과에 경기요인 점차 커져…정부 "내년엔 증가폭 더 둔화"
(세종=연합뉴스) 곽민서 김다혜 박원희 기자 = 10월 취업자가 1년 전보다 67만7천명 늘었지만 증가 폭이 다섯 달째 둔화했다.
최근 수출 증가세가 꺾이고 고물가·고금리로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지면서 고용시장도 점차 영향권에 드는 것이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과 견줘보면 고용시장은 비교적 선방하고 있으나 내년으로 진행되면서 눈에 띄게 악화할 가능성이 흘러나온다.
◇ 5개월 연속 둔화…60세 이상이 68% 차지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841만8천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7만7천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세는 지난해 3월 이후 20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나 최근 취업자 흐름을 보면 둔화 양상이 뚜렷하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1월과 2월 100만명을 웃돌며 이례적인 호조를 보였다.
그러나 5월(93만5천명) 이후로는 6월 84만1천명, 7월 82만6천명, 8월 80만7천명, 9월 70만7천명에 이어 10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취업자가 46만명 늘면서 취업자 수 증가를 견인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분 가운데 절반 이상인 67.9%가 60세 이상이었다.
50대(14만7천명), 30대(6만1천명), 20대 이하(2만1천명)에서도 취업자가 늘었다.
반면 인구가 감소세인 40대에서는 취업자 수가 1만1천명 줄었다.
◇ 숙박·음식점서 15만명↑…36시간 미만 역대 최대폭 증가
업종별로는 제조업에서 20만1천명 늘며 12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숙박·음식점업에서는 15만3천명 늘어나며 동월 기준 2014년(15만4천명) 이후 최대 증가 폭을 나타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외부활동 등이 증가하며 6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보건복지업(12만1천명)에서도 취업자가 많이 늘었다.
도매·소매업(-6만명), 금융 및 보험업(-1만5천명) 등에서는 취업자 수가 줄었다.
취업 시간별로 보면 통상 전일제 근로자로 간주하는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수가 1천373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279만4천명 감소했다.
반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1천429만9천명으로 345만9천명 급증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2년 7월 이후 동월 기준 가장 많다.
조사 주간에 대체공휴일이 포함된 영향과 함께 지난해보다 대외 활동이 늘면서 쉬는 사람도 많아진 영향이 있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 15세 이상 고용률 역대 최고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73만8천명 증가했고, 임시근로자는 8만5천명, 일용근로자는 8만명 각각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9만9천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6만7천명 각각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작년 같은 달보다 1.3%포인트 올랐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 이래 10월 기준으로 가장 높다.
실업자 수는 69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9만5천명 줄었다.
실업률은 2.4%로 0.4%포인트 감소했다. 집계 기준이 변경된 1999년 6월 이래 10월 기준으로 최저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619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42만8천명 줄었다.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육아는 14만5천명 줄고 '쉬었음' 등에서도 9만7천명 줄었으나, 연로(2만4천명), 심신장애(2만2천명) 등에서는 증가했다.
◇ "고용 비교적 괜찮은 편"…내년엔 크게 둔화 예고
현재 고용 상황은 전반적인 경제 여건과 비교하면 그래도 잘 버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많은 기관이 올해를 예측할 때 취업자 수가 그렇게 많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그래도 괜찮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앞으로 상황에 대해선 암울한 전망이 많다.
공 국장은 "금리, 물가, 환율 등 외부 요인이 많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기획재정부 황인웅 일자리경제정책과장은 "향후 고용률은 유지 내지 소폭 하락, 취업자 증가 폭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과장은 "기저 영향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확대 작용하는 가운데 고물가, 금리 인상, 수출 위축 등 하방요인 상존한다"면서 "내년은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 폭이 더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내년 8만4천명으로 올해 79만1천명에서 대폭 축소될 것으로 최근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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