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 열리면 3가지 시나리오…공화 상·하원 싹쓸이하면 바이든표 정책 뒤집기 가속
"공화당 하원만 장악해도 우크라 지원 줄고 기후 대응 약해질 가능성"
"공화 상하원 모두 접수시 바이든 대통령 '레임덕' 시작"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의 중간선거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그만큼 향후 미국의 대내외 정책 향방을 가늠해볼 수 있는 풍향계다.
취임 후 2년간 바이든 대통령이 펼쳐온 대내외 정책이 유지될지, 2020년 대선 패배 이후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2024년 대선을 노리고 있는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정책이 되살아날지도 이번 선거에 달려 있다.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는 이번 선거의 결과를 세 가지 경우로 나눠 각각 얼마만큼 가능성이 있는지 자체 평가하고 그 경우 펼쳐질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 민주당 상원·공화당 하원 승리…'가능성 상(上)'
스카이뉴스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민주당이 상원을, 공화당이 하원을 접수하는 것으로 봤다.
이 경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공화당이 하원에서 벌이는 각종 조사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철군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연방수사국(FBI) 수사, 중남미 국경 정책, 코로나19 대응까지 정책 전반이 해당한다.
하원 1·6 의회난입조사특위는 해체되고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의 조세사기 의혹에 대한 조사도 시작될 수 있다.
이제까지 드물게 초당적으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공화당 일각에서 우크라이나 지원 비용을 불편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카이뉴스는 현재의 공화당은 로널드 레이건(1981년 1월∼1989년 1월 재임)이나 조지 부시 부자(1989년 1월∼1993년 1월, 2001년 1월∼2009년 1월 재임) 때보다 훨씬 더 '배타적'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는 비용이나 지원을 줄이려는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에서도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이 환경 의제들을 훨씬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공화당이 친(親)화석연료 유권자들을 더 효과적으로 대변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 공화당 상·하원 모두 승리…'가능성 중상(中上)'
이 매체는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장악할 가능성을 '중간에서 상' 정도로 봤는데, 이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기 규제나 인프라법 등 그나마 초당적 협력이 이뤄졌던 부분까지 바이든 대통령의 모든 의제가 의회에서 가로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강경파가 임신 15주 이후 낙태금지 연방법안을 표결에 올려 민주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줄일 가능성 등 공화당이 하원만 장악하는 첫 번째 시나리오가 더 강하게 펼쳐질 수 있다.
관건은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MAGA'를 강하게 지지하는 초강경파가 얼마나 힘을 받는지다. 이에 따라 글로벌 이슈에 대한 대외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기후 대응에서도 미국이 진보적인 환경 의제를 철폐할 수 있고, 이는 글로벌 기후 목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민주당 상·하원 모두 승리…'가능성 하(下)'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경우는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내외 의제가 그대로 추진될 수 있는데, 민주당이 상원에서 어느 정도로 우위를 점하느냐에 따라 정책 실현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의석을 더 늘린다면 통과를 위해 일부 조항을 약화해야 했던 안건이라도 더 강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된다. 60석 이상 확보한다면 필리버스터를 차단할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위기와 같은 주요 현안과 관련한 정책에도 힘을 더 실을 수 있고, 우크라이나를 외교적, 재정적, 군사적으로 계속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새로이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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