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기후총회 연설서 "평화없인 효과적 기후정책 불가"

입력 2022-11-09 10:29  

젤렌스키, 기후총회 연설서 "평화없인 효과적 기후정책 불가"
"러 침략 전쟁으로 석탄발전 재개…2만㎢ 우크라 숲도 파괴"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기후변화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필요가 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 "평화 없인 효과적인 기후정책이 있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역설했다.
그는 "러시아의 전쟁은 에너지 위기를 불러왔다"면서 "수십 개국이 자국민을 위한 에너지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석탄 화력 발전을 재개했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의 고의적 조치로 에너지 가격이 충격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유럽국가들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축소나 차단을 통해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전쟁이 우크라이나 삼림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러시아의 전쟁은 6개월도 안 돼 우크라이나의 500만 에이커(약 2만㎢) 숲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으로 인한 삼림 파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COP27 행사장의 자국 전시관에 러시아제 포탄 파편이 박힌 통나무를 전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자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전쟁이 심각한 국제 식량위기를 야기해 이미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많은 국가 국민에게 최악의 타격을 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후변화 대처를 여전히 실제 행동이 아닌 수사와 마케팅으로만 간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지구가 단 한 발의 총성도 용납할 수 없을 때 침략 전쟁을 시작하는 자들"이라면서 러시아를 겨냥했다.
가디언은 COP27 정상회의에서 각국 지도자들이 연설할 기회를 얻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이 최고의 반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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