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바이든, '국정견제' 감수해야…예상밖 선전에 타격 줄어(종합)

입력 2022-11-10 00:14  

[美중간선거] 바이든, '국정견제' 감수해야…예상밖 선전에 타격 줄어(종합)
인플레감축법·기후변화·인프라 핵심 국정과제 하원 제동 우려
WP "공화, 제한된 승리에 입지 크지 않아"…백악관·내각 인적쇄신 전망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8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이 결국 공화당으로 넘어가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개표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격차가 예상만큼 크지 않은데다 민주당이 최고 관심지역이었던 펜실베이니아 상원 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는 등 선방함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악의 인플레이션 등에서 악전고투한 것을 감안하면 책임론 후폭풍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안전판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다만 하원에서 우위를 굳힌 공화당이 이미 바이든 행정부 핵심 국정 의제에 줄줄이 제동을 걸 태세여서 향후 2년간 국정운영의 험로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규모 확장 재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임기 전반기 최대 치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해서도 공화당이 손댈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에서부터 비중 있게 강조해 온 기후변화 관련 입법도 의회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놓고는 공화당에서도 일단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백지수표를 보내는 형식은 안된다는 입장이어서 구체적 내용을 놓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입법부 권력이 공화당에 넘어간다 해도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을 최종적으로 인준하는 과정에 이에 대해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현재까지 비토권을 사용한 적은 없다.
CNN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 막바지 소규모 모임에서 "우리가 상하원을 모두 잃는다면 끔찍한 2년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좋은 소식은 내가 비토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적극적인 비토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장 가장 우려해야 할 대목은 의회의 조사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공화당은 이미 바이든 대통령 아들 헌터 바이든이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회사 임원을 맡아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을 포함해 혼란을 초래한 우크라이나 철군, 코로나19 기원 문제 등에 대한 조사를 공공연히 언급하는 상황이다.
실제 관철 여부와 상관없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및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 등을 주도한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 탄핵 추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공화당 강경파 사이에선 바이든 대통령 탄핵 추진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공화당은 현재까지 최소 8건의 탄핵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압승을 거두지 못한 공화당 입장에서도 행정부의 앞길을 번번이 가로막는 것은 또 다른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애초 각오했던 '끔찍한' 상황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원에서 의석수 격차가 크지 않으면 공화당의 행동 반경 역시 제한을 받는다"며 압승을 거두지 못한 공화당이 행정부의 정책마다 발목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백악관 측근들의 시야는 이미 2024년 대선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지지율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 이번 중간선거가 최악의 결과는 아니지만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정도의 승리를 거둔 것도 아닌데다 입법부와 긴장 관계에 놓인 만큼 재선에 청신호라고 보기는 무리가 따른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싸늘한 여론은 이번에도 확인됐다.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45%에 불과, 직전 2018년 중간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지지층 내부적으로도 바이든 대통령의 2024년 대선 도전을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최근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잇단 말실수가 도마에 오르며 건강이상설이 잦아드는 듯하다가도 반복해서 고개를 들고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 본인은 중간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재선 도전 의지를 사실상 굳히고 내부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대통령 참모진들은 중간선거 자체가 정권에 대한 평가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 자체가 정치 행보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아니라면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모두 중간선거에서 고전했지만 무난히 재선 고지에 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분위기 쇄신을 위해 백악관 및 내각 인사를 단행, 2기 행정부 진용을 갖출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kyung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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