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아세안 압력 강화…군정 "관용과 선의 증명"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이 부정선거 혐의로 구속한 전 연방선거관리위원장을 석방했다.
10일 AP통신에 따르면 군정은 흘라 테인 전 연방선거관리위원장과 민 나잉 선거관리위원을 석방했다고 전날 밝혔다.
군부는 성명에서 70대인 이들이 감형을 요청했고 유죄를 인정했다며 국가의 관용과 선의를 보여주기 위해 석방했다고 말했다.
군부의 이번 석방 발표는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10~13일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직전에 나왔다.
아세안은 회원국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미얀마 유혈 사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얀마 군정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참석이 배제됐다.
미얀마 군부의 저항 세력 유혈 탄압과 민간인 공격 등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제재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은 미얀마군 항공기 유지 보수 업무를 지원한 업체 스카이 애비에이터 등을 블랙리스트에 올렸고, 유럽연합(EU)도 미얀마 군정 대법원장 등 주요 인사들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0년 총선이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나자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진상 조사를 요구했고, 선거관리위원회는 군부의 주장이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일축했다.
그러자 군부는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뒤 수치 고문을 비롯한 민주 진영 인사들을 무더기로 기소했다. 테인 전 선거관리위원장과 나인 선거관리위원 등 선거관리위원회 인사들도 해임되고 체포됐다.
독방에 갇혀 있는 수치 고문은 현재까지 선고받은 형량만 26년이다. 이번에 석방된 두 사람은 각각 3년형을 받고 만달레이 지역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해왔다.
doub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