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도 6천600억원 지원…"2027년부터 양산 목표"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차세대 반도체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도요타자동차 등 일본 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새 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했다고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새 회사의 명칭은 '라피더스'(Rapidus·라틴어로 빠르다는 뜻)로 도요타와 키옥시아, 소니, NTT, 소프트뱅크, NEC, 덴소,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주요 기업이 출자한다.
새 회사는 슈퍼컴퓨터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스마트시티 등 대량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는 분야에서 필수적인 첨단 반도체 기술을 개발해 5년 뒤인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일본 기술자를 불러들여 회로선폭 2나노미터(㎚, 10억분의 1m) 이하 반도체 생산의 길을 연다는 구상이라고 NHK는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우선 2나노 이하 공정 기술을 확립하고 2020년대 후반에 제조 라인을 구축한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연구개발 거점 정비 비용 등 700억 엔(약 6천600억 원)을 이 회사에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경제안보상 중요성이 커지는 첨단 반도체의 국내 확보를 위해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 국내외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소니 및 덴소와 함께 구마모토현에서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에 최대 4천760억 엔(약 4조5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일본은 미국과 차세대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22회계연도(2022.4∼2023.3) 2차 추가경정예산에 미일 협력 연구거점 정비에 3천500억 엔(3조3천억 원)을 계상했다.
일본의 대표 기업이자 자동차 세계 1위 업체인 도요타가 첨단 반도체 개발 및 양산 기업에 출자하기로 한 것은 자국 내 안정적인 반도체 조달처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특히 계열사인 덴소와 함께 추진하는 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향후 첨단 반도체 수요가 커질 것으로 도요타는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 제조 장비와 소재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첨단 반도체 개발 및 양산 분야에선 한국과 대만, 미국 등에 뒤처져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주요 기업이 출자하는 첨단 반도체 회사의 성패와 관련해 "초점이 되는 것은 엔지니어의 확보"라며 "첨단 기술과 제조 공정의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가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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