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트니스 등 NGO "최상위 화석연료기업 로비스트 600여명 등록"
"유엔에 주요 회의 접근 못하게 막아야"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극심한 가뭄과 홍수, 해수면 상승 등 기후재앙 속에 화석연료 관련 기업에 대한 '횡재세' 부과 목소리가 거센 가운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이들 기업이 보낸 로비스트들도 북적이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와 코퍼레이트 어카운터빌리티 등 국제 비정부기구(NGO)는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리는 COP27에 최상위권 오염 유발기업들이 보낸 로비스트 600여 명이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석유 및 천연가스 기업과 직접 관련이 있거나, 화석연료 기업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NGO들은 설명했다.
이는 글래스고에서 열린 지난해 총회 때(503명)보다 25% 이상 늘어난 것이며, 기후 위기의 영향을 가장 심하게 받는 10개국 대표단 수를 합한 것보다 많다.
코퍼레이트 어카운터빌리티의 필립 잭포어는 "이번 총회는 '아프리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라고 불릴 정도지만, 화석연료 기업 관계자가 어떤 아프리카 국가 대표단보다도 많은 상황인데 도대체 어떻게 끔찍한 기후 영향에 대응하겠느냐"고 반문했다.
NGO들은 이번 총회의 주요 회의에 화석연료 기업 관계자의 접근을 제한해 달라고 유엔에 요구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화석연료 관련 기업들은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에너지값이 치솟으면서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해수면 상승으로 고전 중인 카리브해 섬나라 바베이도스의 미아 모틀리 총리는 지난 7일 화석연료 관련 기업으로부터 횡재세를 걷어 기후변화로 인한 개도국의 '손실과 피해' 보상 재원으로 쓰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 다른 소규모 도서 국가들도 모틀리 총리의 주장에 동조했다.
카리브해 섬나라 앤티가 바부다의 개스턴 브라운 총리도 "그들이 이익을 챙기는 동안 지구는 불타고 있다"며 "그 기업들의 이익은 손실과 피해의 재원을 마련하는 데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기는 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카우사 나타노 총리는 화석연료 개발과 투자를 중단시키는 내용의 '화석 연료 비확산 조약'을 제안하기도 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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