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상' 폴 해기스 감독, '미투' 피해자에 100억원 배상 평결

'오스카상' 폴 해기스 감독, '미투' 피해자에 100억원 배상 평결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성폭력 의혹이 제기된 할리우드 영화감독 폴 해기스(69)가 피해자에게 750만 달러(약 100억 9천800만 원)를 배상하게 됐다고 AP·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미국 뉴욕주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지난 2017년 헤일리 브리스트(36)가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재판에서 "피해자가 심리적, 직업적 피해로 고통을 받았다"며 이같이 평결했다.
소장에 따르면 해기스는 2013년 1월 시사회와 회식이 끝난 뒤 영화 홍보 일을 함께 해오던 브리스를 자신의 맨해튼 아파트로 초대했다.
이후 브리스트가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해기스가 구강성교를 강요한 데 이어 성폭행에 이르렀다는 것이 브리스트의 주장이다.
반면 해기스는 당시 브리스트가 먼저 입맞춤을 해오는 등 양측 합의 하에 신체 접촉이 이뤄졌으며, 실제 성관계까지 이어졌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브리스트는 재판 후 "배심원들이 사실을 밝혀내고 나를 믿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브리스트를 대리한 일란 마즈 변호사는 "오늘 정의가 이뤄졌다"며 "헤일리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승리"라고 말했다.
반면 이날 세 딸과 함께 법정에 출석했던 해기스는 평결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며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변호인단과 계속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기스는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2017∼2018년 브리스트를 비롯한 4명의 여성으로부터 성폭력 의혹이 공개 제기된 바 있다.
지난 6월에는 이탈리아에서 영국 국적의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해기스는 2006년 영화 '크래쉬'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을 받았다. '밀리언달러 베이비' 시나리오를 쓴 작가로도 널리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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