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 주최 베를린포럼서 강연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참여정부 초대 외교 수장을 지낸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겸 서울대 명예교수는 10일(현지시간) 현재의 북핵위기가 1994년이나 2017년 수준으로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베를린자유대 한국학연구소가 주최한 '한국에 관한 베를린포럼' 질의응답에서 현재 상황이 김일성 사망이후 1차 북핵위기가 불거지면서 전쟁위기가 고조됐던 1994년이나 6차 핵실험 이후 유엔 대북제재가 잇따랐던 2017년 당시 수준으로 위험하다고 답했다.
그는 "너무 많은 변수가 있어 어떤 위기가 더 위험한지 비교는 어렵지만, 현재 상황은 다른 두 위기 때만큼 중요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왜냐하면 남북과 북미간 소통채널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통이 없으면 오해로 군사적 충돌이 생길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면서 "그래서 지금 상황이 위험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격동의 국제정치 시대에 한반도'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한반도의 긴장 고조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어떤 경우 전쟁은 상대편을 파멸시키겠다는 지도자의 결정에 따라 나는 게 아니라 오해나 과잉반응 때문에 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 전쟁의 역사를 보면 그런 사례가 많은데, 그런 종류의 상황이 두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 전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반도 상황에 큰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가 이런 핵문제를 합리적이고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북한을 더 대담하게 만들어 한반도에 위험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 외교당국은 지금과 같이 북한의 안보위협이 즉각적이고 심각한 상황에서는 미국과 동맹관계에 우선순위를 두고, 서방 다자네트워크에 최대한 참여하는 한편, 지향하는 가치가 일치하는 국가들과 양자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한국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가입하는 데 찬성한다며, 같은 가치를 지향하고, 경제산업협력의 여지가 큰 한국과 독일 관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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