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과 관계없는 본능…인간과 쥐, 비슷한 템포에 박자 동기화"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쥐도 음악을 들으면 본능적으로 박자에 맞춰 고개를 흔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와 가디언에 따르면 다카하시 히로카즈 일본 도쿄대 조교수 등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쥐 10마리에 무선 소형 가속도계를 장착해 미세한 머리 움직임을 측정했다. 인간의 움직임과 비교하기 위해 자원봉사자 20명에도 비슷한 장비를 채우고 같은 방법으로 실험에 참여시켰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D장조'와 레이디 가가의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 퀸의 '어나더 원 바이츠 더 더스트'(Another One Bites the Dust), 마이클 잭슨의 '비트 잇'(Beat It), 마룬5의 '슈가'(Sugar)를 각각 원래 속도의 75%, 제 속도, 2배, 4배 등 4가지 다른 템포로 틀었다.
이 결과 연구진은 쥐와 인간이 비슷한 리듬으로 음악 박자에 맞춰 머리를 흔드는 것을 발견했다. 쥐가 어떠한 훈련도 받지 않았는데 스스로 음악에 맞춰서 고개를 흔들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당초 쥐가 사람보다 심장박동 등 신체 움직임이 빠르므로 더 빠른 박자의 음악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험 결과, 쥐와 사람 모두 음악이 120∼140bpm(분당 박수)일 때 박자에 맞춰 고개를 흔드는 '동기화'를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험에 쓰인 모차르트 소나타의 132bpm와 비슷한 박자다.
다카하시 교수는 박자 동기화에 있어 최적의 템포는 뇌 안에 있는 '시간상수'에 달려 있다는 점을 이번 연구 결과가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시간상수는 동물이 뭔가에 반응하는 속도로, 모든 종에 걸쳐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많은 동물이 음악을 귀로 듣고 그에 반응해 움직이는 능력을 갖췄음을 뜻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향후 멜로디(가락), 하모니(화성) 등 다른 음악적 요소들이 뇌 역학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틱톡과 같은 소셜미디어에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동물 모습이 많이 있지만, 이런 현상을 과학적으로 살펴본 연구는 드물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다카하시 교수는 "우리가 알기로 이것이 훈련이나 음악 노출을 통해 성취되는 것이 아닌 선천적인 동물의 박자 동기화에 대한 첫 번째 보고서"라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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