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호주 리튬 광산 투자 추진…경쟁 대신 보완 관계"
인니, 니켈 내세워 OPEC 유형 배터리 카르텔 구성 추진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니켈과 리튬 등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광물 보유국인 인도네시아와 호주가 이들 자원을 매개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카르텔 출범 여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상공회의소(KADIN) 회장이자 에너지 대기업 인디카 에너지의 회장인 아르자드 라지드는 전날 이 매체 인터뷰에서 호주가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의 '잃어버린 연결고리'라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발리에서 이 문제를 놓고 인도네시아와 협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KADIN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앞서 시작된 전 세계 경·재계 지도자 협의체 '비즈니스20(B20) 서밋'의 주관단체이며 라지드 회장은 KADIN의 회장 자격으로 B20을 이끌고 있다.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발리에 도착한 앨버니지 총리는 이날 B20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라지드 회장은 인도네시아의 기업·투자 책임자들이 최근 몇 주 동안 호주를 찾아 리튬 광산 투자를 비롯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 제련 등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호주와 인도네시아가 함께 일할 수 있다면 양국은 전기차 배터리의 최대 글로벌 공급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는 호주 리튬 광산 투자에 매우 진지하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호주도 최근 인도네시아와의 교역·투자 증진을 정부 의제로 삼고 지난 12일 니콜라스 무어 전 매쿼리 은행장을 동남아시아 특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디오스트레일리안은 "호주와 인도네시아가 그동안 석탄 등 주요 광물 분야에서 경쟁해왔지만,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는 협력할 기회가 생기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처럼 두 나라가 배터리 동맹을 논의하는 것은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과 니켈, 코발트, 흑연을 두 나라가 대량 보유하고 있어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니켈 생산국이자 매장국이며 호주는 전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이다. 또 두 나라 모두 코발트나 흑연도 대량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 핵심 광물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두 나라가 협력하면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부 장관도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배터리 광물 공급자들을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국제기구를 만들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배터리 핵심 광물들로 카르텔을 형성해 높은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라지드 회장은 "인도네시아와 호주는 경쟁하기보다는 서로를 보완할 수 있다"라며 "양국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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