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명 사망·8명 부상"…쿠르드 자치 정부 "주권 침해"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가 이라크 북부 지역의 쿠르드계 분리독립 조직 거점을 공격했다고 반관영 파르스 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혁명수비대는 이날 오전 이라크 북부 도시 코이신자크 부근에 위치한 반(反)이란 분리독립 조직인 '이란쿠르드민주당(KDPI)' 거점을 공습했다.
이란군 관계자는 통신에 "이라크 북부 지역 테러리스트 기지를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타리크 알하이다리 코이신자크 시장은 "도시에 이란이 쏜 미사일 5발이 떨어졌으며, 이로 인해 최소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이라크 동북부 술레이마니야 지역에 위치한 쿠르드계 분리독립 조직 '코말라'의 기지도 공습했다.
이 지역 공습으로 인한 사상자 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란은 쿠르드 조직이 지난 9월부터 지속된 이란 내 반정부 시위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마흐사 아미니(22)는 쿠르드계 이란인이다.
모하마드 파크푸르 혁명수비대 육군 사령관은 "쿠르드계 분리독립 조직과 반정부 시위가 관련 있다는 증거를 찾았다"며 "그들은 이란 내에서 폭동과 테러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마스로르 바르자니 쿠르드 자치정부 총리는 이날 이란의 공격에 대해 "이라크와 쿠르드에 대한 명백한 주권 침해"라고 비난했다.
이라크 주재 유엔 대표부도 이날 공습을 비난하면서 "이란과 이라크의 대화만이 지역 안보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혁명수비대는 지난 9월 28일에도 에르빌·술레이마니야 지역의 쿠르드계 분리독립 조직 기지를 공격한 바 있다.
당시 쿠르드 자치 정부는 최소 9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아미니는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번 시위로 미성년자 46명을 포함해 31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쿠르드 분리 독립 조직은 이란 내 시위를 지지하지만, 직접적으로 이를 조직·주도했다는 의혹은 부인한다.
이들은 이란 정부가 국민의 분노를 외부로 돌리기 위해 자신들을 이용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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