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 정부가 러시아의 거대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독일 내 옛 자회사를 국유화하기로 했다.
독일 경제기후보호부는 15일(현지시간) 가스프롬의 옛 자회사 세페(Sefe·Securing Energy for Europe)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독일 내 가스공급 안정을 보장하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독일 연방네트워크청은 가스프롬의 자회사를 지난 4월부터 신탁관리해왔다.
정부는 우선 지금까지 자본금을 0으로 되돌리는 감자를 시행해, 러시아 가스프롬의 자본금을 없앤 뒤 정부 부담으로 2억2천56만유로(약3천억원) 증자를 했다.
경제기후보호부 관계자는 "세페가 대차대조표상 채무초과로 파산위험에 처해 독일 내 가스 공급안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어 국유화에 나서게 됐다"면서 "감자는 손실보전과 연결돼 있고, 손실의 규모는 세페지분의 시장가치에 연동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파산위험을 예방하고, 세페의 영업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인수를 완료했다는 설명이다. 목표는 세페를 이런 방식으로 안정화하는 것이다.
세페가 이같이 결정적 위기에 처한 것은 러시아가 독일에 가스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스수입·판매업체들은 시장에서 단기간에 공급중단 물량을 대체할 물량을 사들여야 해, 수십억 유로의 손실을 봤다.
정부는 은행과 기업들이 최근 세페와 거래하기를 꺼렸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 주말 독일 정부의 세페 국유화를 승인했다. 국유화를 위한 재원은 독일 정부가 에너지 위기에 따른 가계와 기업 부담 경감 조처 도입을 위해 마련한 2천억 유로(약 280조원) 규모의 지원펀드를 통해 마련된다.
앞서 독일 정부는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국 최대 가스판매업체 유니퍼를 국유화하기로 한 바 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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