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감염자 4천명 넘은 광저우는 일부 봉쇄 완화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방역 최적화와 정밀 방역 조처를 내놨지만, 코로나19 양성 반응자가 나오자 사흘간 도시를 봉쇄하는 등 동북지역은 '제로 코로나'를 엄격히 고수하고 있다.
15일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톄리시는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도시를 전면 봉쇄했다.
전날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1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인데 따른 조처다.
이에 따라 주민 외출 금지, 상업시설과 일반 병·의원 영업 폐쇄, 대중교통 운행 중단, 모든 기관·기업 재택근무 전환 조처가 내려졌다.
또 사흘 연속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하고, 검사 불응자는 일률적으로 방역용 휴대전화 건강 QR코드를 황색으로 바꿨다.
건강 QR코드가 녹색에서 황색으로 바뀌면 이동의 제약을 받으며 봉쇄 지역에서는 병원 진료 등 긴급한 일로 외출하는 것도 엄격히 통제된다.
톄리시는 13일 3명, 14일 2명의 신규 감염자가 나오자 15일 종료 예정이던 도시 봉쇄 연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랴오닝성 단둥시도 '준 봉쇄' 상태가 보름째 이어지고 있다.
2명의 감염자가 나오자 이달 1일 도시를 전면 봉쇄했다가 지난 7일 주민 외출 허용 등 통제를 일부 완화했지만, 대중교통은 재개하지 않았고 식당들은 배달만 가능하다.
하루 신규 감염자가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기관·기업들은 지난 11일부터 다시 재택근무로 전환했고, 초·중·고교는 온라인수업으로 바뀌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중국 방역당국이 '정밀 방역' 전환을 선언하며 20가지 방역 완화 조처를 발표한 날이었다.
단둥은 최근 사흘 연속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PCR 전수검사도 했다.
중국 방역 당국의 방역 완화 조처 발표 이후 중국 여러 도시가 잇따라 PCR 전수검사를 취소하겠다고 발표한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동북의 고강도 방역은 남방의 유연한 대응과는 확연히 비교된다.
최근 중국에서 가장 많은 감염자가 나오는 광둥성은 지난 14일 신규 감염자가 5천명을 넘어섰지만, 집중 발생 구역만 봉쇄하는 '정밀 방역'을 고수하고 있다.
광둥성 광저우시는 한발 더 나아가 전면 봉쇄했던 하이주구(區) 일부 지역 통제를 완화, 지난 13일부터 지하철과 시내버스 운행을 재개하고, 생산·사업시설도 정상화했다.
광저우 방역 당국은 "13일 하루 신규 감염자가 4천명을 넘었지만, 99%가 폐쇄 관리지역에서 나와 통제 가능하다"며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은 즉시 봉쇄를 풀고, 통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방역 완화 기조에 역행하며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는 동북 지방정부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한 누리꾼은 "중앙이 하나를 지시하면 동북은 10개를 규제해왔고, 이제는 중앙의 말도 듣지 않는다"며 "민생은 돌보지 않고 오로지 '감염자 0명'만 달성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누리꾼은 "동북의 인구가 왜 해마다 감소하는지 아느냐"라며 "형식주의와 보신주의에 빠진 공무원들 때문에 살 수가 없어 떠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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