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에너지 안보, 세계에 중요…우크라 사태, 외교로 해결해야"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가 서방의 우려 속에 러시아산 원유를 적극적으로 수입하는 가운데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각국의 제한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15일(현지시간) PTI통신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이날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식량·에너지 안보 세션에서 이런 목소리를 냈다.
모디 총리는 "인도의 에너지 안보는 세계의 (경제) 성장에 중요하다"며 "에너지 공급에 어떠한 제한도 촉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너지 시장의 안정성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체적으로 러시아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PTI통신은 모디 총리의 발언이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조달에 대해 서구가 반대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앞서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에 대해 각종 수출을 제한하고, 러시아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또한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차단하자는 취지에서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도 시행키로 합의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을 제치고 인도에 대한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말 전체 인도 원유 수입량에서 러시아산 원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0.2%에 불과했고, 작년 연간 수입량에서도 러시아산 비중은 1% 미만에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22%로 급증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후 서방 시장 공급이 어려워진 러시아가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원유 공급을 제안하자 인도가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도 지난 8일 러시아를 방문, "러시아산 석유를 계속 구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중립 외교를 펼쳤던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도 규탄과 제재에 나선 서방과 달리 상당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인도는 중국 견제를 위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일원이 되는 등 지난 몇 년간 외교 무게의 중심을 미국으로 조금씩 이동하긴 했지만, 러시아와도 여전히 깊은 우호 관계를 이어왔다.
모디 총리는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과 관련해서는 "정전과 외교의 길로 복귀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세기의 경우 제2차 세계대전이 전 세계를 파괴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도는 내년 9월 수도 뉴델리에서 차기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이와 관련해 모디 총리는 "부처와 (마하트마) 간디의 성지에서 G20이 만나 세계에 강력한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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