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피격' 나토 선택지는…정식회담부터 군사대응까지

입력 2022-11-16 10:27   수정 2022-11-17 09:40

'폴란드 피격' 나토 선택지는…정식회담부터 군사대응까지
"나토 이사회 상정하거나 5조 발동해 군사대응 가능성"
5조 발동은 9·11테러 대응 때가 유일…"고의적 무장공격일 때 가능"
러와 직접 대립 피하며 우크라 무기제공 박차 가할수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이 폴란드 영토에 떨어져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어떠한 대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이 미사일이 러시아제로 추정되는 가운데 누가 폭격을 가했는지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누가 쐈는지, 고의성이 있었는지 등에 따라 대응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나토가 회원국인 폴란드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여러 선택지를 지니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첫째로 거론되는 방안은 나토 조약 4조, 상호협의 조항을 발동해 나토 이사회에 이번 사안을 상정, 논의에 착수하는 것이다.
폴란드 정부는 이번 사안 관련 나토 조약 4조를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 조항은 나토 회원국의 영토 보전,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언제든 상호 협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4조 발동은 나토가 행동에 나선다는 것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회원국 간 논의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1949년 나토 창설 이후 나토 조약 4조가 활용된 건 10차례가 되지 않는다.
가장 최근 사례는 올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불가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4조를 발동한 것이었다.


두 번째로는 러시아와의 직접적 대립을 피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에 박차를 가하거나 우크라이나 국경 주변의 방공체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아르티스 파브릭스 라트비아 국방장관은 이날 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에 나토가 대공방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더 공격적인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을 받을 경우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 다른 회원국이 자동 개입해 공동방어에 나설 수 있다고 규정한 나토 조약 5조를 발동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텔레그래프는 5조 발동은 '전면적인 군사 대응'을 의미한다면서 러시아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해명을 내놓는지에 따라 나토의 대응 수위도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폴란드 라디오방송 ZET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인접한 프셰보두프 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해당 미사일을 러시아가 발사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군 무기가 나토 회원국 영토에 떨어진 사례가 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같은 날 우크라이나 각지의 전력 기반시설을 노려 8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폴란드에 떨어진 미사일도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나, 러시아 국방부는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가능성은 작지만 나토 회원국들이 5조를 발동한다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국에 귀국하거나 최소한 미국 영공에 도달할 때까지 대응을 미룰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폴란드에는 약 1만명 규모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실관계가 파악되길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국 군사과학전문매체 디펜스원의 패트릭 터커 에디터는 나토 조약 5조의 과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나토 동맹국에 대한 공격이 5조에 따른 대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흔히 말하지만, 나토 당국자들은 5조는 대화이지, 기계적인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면서 "5조에 따른 대응은 모든 형태가 될 수 있으며, 제3차 세계대전 버튼 같은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제까지 5조가 발동된 것은 2001년 9·11테러 이후 나토 동맹국들이 미국 방공 순찰과 지중해 해상 순찰에 나서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을 때가 유일한 사례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윌리엄 앨버크 전략·기술·군축국장은 가디언에 이번 미사일이 우크라이나군의 요격이 아니라 진짜 러시아군 미사일이더라도 5조를 발동할 만한 '군사 공격'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고의적인 무장 공격'이 진짜 문제"라며 "불발된 순항·탄도미사일은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계 이스라엘인 외교관 야코프 케드미는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 국경과 맞닿은 자국 서부 지역에 대한 비행금지 구역 설정을 다시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경우 "단 한 치의 나토 영토도 지킬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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